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신차품질조사 1, 2위에 나란히 올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여파로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번 조사 결과가 소비자의 사랑을 되찾을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현대·기아차는 28일 세계적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 Power)가 발표한 ‘2017 중국 신차품질조사(IQS)’의 일반 브랜드 부문에서 현대차가 1위, 기아차가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한 대중차 중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최고의 신차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이번 제이디파워 조사는 중국 주요 67개 도시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판매된 68개 브랜드 251개 차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방식은 차를 산 뒤 2~6개월이 지난 고객들에게 제품에 불만이 있는지를 물어 100대당 불만 응답 건수를 지수화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문은 8개 브랜드로 이뤄진 고급 브랜드 부문과 43개로 이뤄진 일반 브랜드 부문으로 나뉜다. 응답률이 낮은 17개 브랜드는 평가에서 제외했다.
현대차는 이번 조사에서 86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 일반 브랜드 부문 1위에 오른 2015년에 이어 2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기아차는 88점으로 지난해 4위에서 두 계단 상승한 2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품질로 승부를 건 도요타·혼다·닛산·마쓰다 등 일본 차를 모두 제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중국 내 판매량이 많은 폭스바겐을 제친 것도 의미가 크다.
현대·기아차는 13개로 나눠 진행된 차급별 평가에서도 현대차 루이나·랑둥·투싼과 기아차 K5 등 4개 차종이 ‘최우수 품질’을 수상했다. 87점의 루이나는 소형차 부문에서, 랑둥(84점)은 중형차 부문에서 각각 1위에 올랐고 K5(90점)와 투싼(69점)은 각각 중대형 부문과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그먼트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3개 차종을 1위에 올린 현대차는 43개 브랜드 중 가장 많은 1위차를 배출한 브랜드로도 기록됐다.
문제는 이 같은 성과가 중국에서의 난관을 돌파할 발판이 되느냐다. 현대·기아차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중국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신차품질조사에서 최상위권을 석권한 것은 의미가 대단히 크다”면서 “품질을 통해 중국 고객의 신뢰를 회복, 난관을 뚫고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지난 20일 발표된 중국질량협회 주관 ‘2017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8개 차종이 1위를 차지하는 등 품질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