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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볼만한 전시·문화행사] 온 가족 흥 돋우는 내 고향, 얼쑤~

현대미술관 연휴 내내 무료관람…소장품 특별전도 열어

전국 15개 국립박물관 추석 프로그램 105종 마련 '풍성'

서울선 국내외 거리예술공연 수놓아…제주비엔날레 첫선

연희단 팔산대 공연장면. /사진제공=국립경주박물관연희단 팔산대 공연장면. /사진제공=국립경주박물관




길게는 열흘 이상 계속되는 한가위 연휴라 고향 다녀오는 길도 한결 여유롭다. 이참에 우리 동네, 내 고향 주변 박물관과 미술관을 방문해 역사와 예술을 느껴보면 좋겠다. 특히 국공립 미술관·박물관은 추석 연휴 내내 문을 열고, 상당수는 무료관람으로 이용할 수 있어 금상첨화다.


◇역사와 예술 공존하는 국립현대미술관=경복궁 맞은편 서울관, 도심 한복판 덕수궁관, 서울대공원 옆 과천관의 3개관을 운영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은 10월 9일까지 연휴 기간에 무료관람을 실시한다. 과천관에서 챙겨볼 전시로 1960년대 이후 비디오 영상·사진·퍼포먼스에 담긴 신체를 통해 사회와 문화사를 읽어보는 ‘역사를 몸으로 쓰다’와 미술관의 다양한 소장품을 공개한 ‘소장품 특별전:균열’이 있다. 자연물을 소재로 한 독창적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거장 심문섭의 ‘심문섭, 자연을 조각하다’와 한국현대판화의 걸작을 한 자리에 모은 ‘층과 사이’도 유익하다. 과천관 내 어린이미술관이 마련한 ‘미술관을 멋지게 즐기는 5가지 방법’은 가족 관람객 필수코스다. 고즈넉한 고궁을 마주한 서울관 앞마당에는 바람에 나부끼는 녹색 잎 같은 구조물이 눈길을 끈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 당선작인 ‘원심림’이다. 현대미술에 관심 있다면 박경근·백현진·송상희·써니킴 작가의 신작을 선보인 ‘올해의 작가상 2017’과 폴란드 거장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기구,기념비,프로젝션’ 전을 추천한다. 또한 한국건축 운동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1987년에서 1997년을 응축한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이나 실험영화·비디오아트의 흐름을 소개하는 ‘제2회 아시아 필름 앤 비디오아트 포럼’은 귀한 전시인 만큼 챙겨봐야 한다. 덕수궁관에서는 궁궐 내 전각 곳곳에서 9명의 작가가 참여한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이 펼쳐진다. 역사적 공간에서 현대미술가들이 시도한 예술적 접근이라 흥미롭다. 추석 당일 서울관만 문 닫을 뿐 연휴 내내 관람할 수 있다.

나주전통예술진흥회 공연 장면.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나주전통예술진흥회 공연 장면.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방방곡곡 박물관 한가위 한마당=고향에서 추석을 맞는다면 집 근처 국립박물관의 한가위 문화행사를 놓칠 수 없다. 전국 15개 국립박물관에 마련된 추석 프로그램만 105종이며 평소와 다름없이 연휴 기간에도 무료관람이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10월 5일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남도의 대표적 전통음악연주단인 ‘나주전통음악진흥회’의 공연을 진행한다. 판소리·산조합주·소고춤 등이 선보이며 2,000명까지 관람 가능하다.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은 5~8일 윷놀이·고누·제기차기·굴렁쇠 등 민속놀이, 차례상 차리기 등 20개 가족 대상 체험교육을 진행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며 세시음식 체험은 강원도 전통음식으로 진행되며 이천거북놀이·꼭두각시놀음 등 특별공연과 민속공예 체험도 마련돼 있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할 법한 경주의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연희단 팔산대’ 공연과 송편과 다식만들기, 뻥튀기와 풍물놀이 등이 진행된다.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전통공연 ‘아리랑 택견과 만나다’와 대형활쏘기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가 기다린다. 전통놀이 체험이 마련된 국립김해박물관과 진주남강유등축제 연계 체험부스가 마련된 국립진주박물관에서는 기념품도 나눠주니 잊지 말고 챙길 것. 국립나주박물관은 가족영화를 상영하고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마술과 비누방울 등 어린이 공연, 유진박백드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는 멧돌 돌리기·지게지기·절구질하기 등 옛 생활도구 체험과 사물놀이 체험을 할 수 있다. 국립공주박물관에서는 ‘백제가야금연주단’의 가을 음악회가 열리고 국립청주박물관은 가족 뮤지컬과 전통 연주회를, 국립부여박물관은 연·솟대 만들기 체험과 가훈 써주기를 진행한다. 국립춘천박물관도 민속놀이와 사물놀이 체험을 준비했고 국립제주박물관에서는 투호·널뛰기·윷점 등을 즐길 수 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국립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서는 비석치기·굴렁쇠 등 놀이로 옛 추억을 끌어낸다.

핀란드 만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무민 원화전’ 전시 일부. /사진제공=예술의전당핀란드 만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무민 원화전’ 전시 일부. /사진제공=예술의전당



◇온 가족이 만족할 예술의전당=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이 시대 산업 디자인의 제왕이라 불리는 ‘카림 라시드’, 세계적 패션지 보그의 125년 역사를 명화 같은 사진으로 다시 보는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롯데카드 무브컬처 ‘라이프 사진전’이 연휴 내내 열려 디자인과 패션에 민감한 멋쟁이 관람객을 유혹한다. 운치 있는 동양화 애호가들은 한중수교 25주년 기념으로 서울서예박물관이 마련한 중국의 피카소 ‘치바이스’전에 열광할 듯하다. 마침 10월 3~5일만 한시적으로 무료입장이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의 ‘무민 원화전’을 추천한다. 예술의전당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하마를 닮은 핀란드 만화 캐릭터 무민 인형들도 이번 전시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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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뒤샹파일럿과 보알라의 ‘무아레’/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개막작 뒤샹파일럿과 보알라의 ‘무아레’/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휴 서울, 거리예술축제=추석연휴인 10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서울거리예술축제2017’이 열린다. 지난해 ‘하이서울페스티벌’에서 명칭을 바꾼 ‘서울거리예술축제’는 ‘거리예술’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했다. 국내를 비롯해 영국·스페인·아르헨티나 등에서 참여한 예술가들이 총 145회 거리예술공연을 펼친다. 축제의 시작은 영국 락밴드 ‘뒤샹 파일럿’과 스페인·아르헨티나 연합 퍼포먼스팀 ‘보알라’의 공중공연 ‘무아레’가 화려하게 알린다. 인기가수 이승환의 이승환 밴드 역시 개막 첫날 참여한다. 이번 축제에서는 ‘유쾌한 위로’라는 주제에 맞춰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연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한·불 청년들이 모여 동시대 젊은이의 고민과 이야기를 담아 만든 예술단체 ‘컴퍼니 아도크’의 ‘비상’, 가정을 지탱하는 가장의 이야기를 담은 스페인 호안 까딸라의 ‘기둥’은 각각의 방식으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외에도 영국 간디니 저글링의 ‘스매쉬’, 서커스 창작집단 봉앤줄의 ‘나, 봉앤줄’과 텐트에서 캠핑하며 관람하는 아해프로젝트의 ‘캠핑연극 우주인’, 비눗방울을 활용한 팀클라운의 ‘경상도 비눗방울’등 다양한 이색공연이 준비됐다. 폐막일에는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80~90년대 롤러스케이트장을 재현한 ‘싸프로-라장’과 안내양, 버스기사가 함께 춤추는 댄스홀 ‘춤추는 버스’가 마련된다. 이날 밤에는 ‘불꽃을 따라+트랜스포밍 서울’이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 ‘데브루 벨자크’와 한국 ‘예술불꽃 화(花·火)랑’과 인디밴드 ‘아시안 체어샷’이 불꽃쇼를 펼치며 연휴의 마지막 일요일을 달군다.

이인성 ‘사과나무’ /사진제공=대구미술관이인성 ‘사과나무’ /사진제공=대구미술관


◇예향 대구, 미술관도 북적=대구 중구에는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북구에는 ‘이인성 사과나무거리’가 있다. 수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한 이곳 대구미술관은 추석 연휴를 맞아 4개의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인성의 명작 ‘사과나무’를 비롯한 근현대 미술가 25명의 160점 풍경화를 통해 풍경을 대하는 태도와 변화를 보여주는 ‘풍경표현’이 눈길을 끈다. 독일 현대미술그룹 ‘칼립소’와 미디어 아티스트 권혁규가 참여한 ‘NEGUA & VSP_빛과 소리’는 과학기술과 결합된 현대미술 전시로 신선하다.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 홍순명은 개인전 ‘장밋빛 인생’을 통해 ‘사이드 스케이프’ ‘메모리 스케이프’ ‘사소한 기념비’ 등 최근 10년의 주요 연작 100점을 대규모로 보여준다.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로 작가 안동일의 개인전도 연휴기간 만나볼 수 있다.

홍순명 ‘다이아몬드 포레버-세실로즈’. /사진제공=대구미술관홍순명 ‘다이아몬드 포레버-세실로즈’. /사진제공=대구미술관


◇비엔날레 챙겨보세요=격년제 국제미술제인 비엔날레는 대개 지역을 기반으로 해 작정하고 찾아가 관람해야 하지만 연휴를 틈타 방문한다면 일석이조다. ‘투어리즘’을 주제로 한 제1회 제주비엔날레가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 예술공간 이아, 저지리예술인마을, 서귀포시 원도심 등 제주 곳곳에서 12월3일까지 열린다. 15개국 70여팀이 함께 했으며 특히 자연을 배경으로 역사와 예술을 이야기하는 ‘알뜨르비행장’의 설치작품들이 인상적이다. 공예로 특화한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수공의 가치와 포용의 의미를 내세운 ‘Hands+ 품다’를 주제로 옛 청주연초제초장에서 10월 22일까지 열린다. 18개국의 780여명이 참가해 4,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로 올해 10회를 맞아 공예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광주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디자인의 가치를 조명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한창이다. ‘FUTURES’(미래들)라는 주제로 4개 본전시를 비롯한 3개 특별전에 34개국 디자이너 500여 명, 370여 개 기업이 참여해 1,300여점을 선보였다. 미학적 측면 이상으로 인공지능(AI)·로봇·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3D프린팅 등 4차 산업 기술을 기반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비전과 라이프스타일 등이 눈길을 끈다.

제주비엔날레가 열리는 제주도립미술관에 설치된 ‘한라살롱’은 제주지역 화가들이 그린 한라산 풍경화 45점을 통해 한라산에 대한 시선들을 보여준다.제주비엔날레가 열리는 제주도립미술관에 설치된 ‘한라살롱’은 제주지역 화가들이 그린 한라산 풍경화 45점을 통해 한라산에 대한 시선들을 보여준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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