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中서 이마트·롯데 철수, 사드탓 아니다" 노영민 주중대사 발언 논란

노영민


노영민(사진) 신임 주중 한국대사가 29일 이마트·롯데 등 국내 기업의 중국 철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때문이 아니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한국 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에서 주중 대사의 현실인식 수준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 대사는 이날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이마트는 철수는 사드와 아무 관계가 없다. 사드가 터지기 전에 이미 철수가 결정된 것이고 매각을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노 대사는 “롯데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가 왜 싸웠느냐”며 “신동주가 롯데의 대중국 투자 실패를 이유로 걸어 신동빈을 공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중국 철수 결정이 사드 보복으로 인한 피해가 아니라 중국 투자실패 때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롯데는 사드 배치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말 직후부터 3개월간 당국의 매장시설 점검만 200회 넘게 받았다. 이에 3조원을 투자한 선양 롯데타운은 공사를 중단했고 롯데마트는 사드 보복 10개월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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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노 대사는 “기업이나 교민들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그 어려움 자체가 아주 복합적 요인이고 기본적으로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없듯이 외부 환경이 본인 의지로 개선되지 않는 것에 대해 극복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드 사태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가 명백한데도 기업의 자구노력 부족으로 해석한 것이다.

중국 현지에 정통한 한 기업인은 “롯데는 성주골프장을 사드 기지로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찍힌데다 완전한 한국 기업이 아니라 일본에 걸친 기업이라는 이유로 더 쉽게 보복의 타깃이 됐다”며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절차’ 없이도 기업의 무릎을 꿇릴 수 있다는 것은 현지에서 사업해본 사람이면 다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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