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수도권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 선거는 일명 ‘미니 대선’이라 불릴 정도로 여야의 잠룡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수도권에서 승리할 경우 향후 대권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울시장·경기지사·인천시장 등 ‘수도권 빅3’를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자유한국당이 각각 나눠맡고 있어 정부 여당과 야당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도 담고 있다. 특히 3곳 모두 현역 단체장들이 출마를 결심하면서 그 어느 지역보다 불꽃 튀는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보다 박원순 시장의 3선 여부다. 박 시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연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3선 도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임 도전에 앞서 통과해야 할 당내 경선에서의 잠재적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내에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 나섰던 박영선 의원을 비롯해 우상호·민병두·이인영 의원 등 현역 중진 의원들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추미애 대표는 “당 대표가 사심이 있으면 안 된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서울시장 출마설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전병헌 정무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의 차출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매머드급 경선이 예상되는 여당에 비해 야권에서는 아직 눈에 띌 만한 후보군이 없는 상태다. 그나마 현역 의원 가운데 나경원·김성태 한국당 의원과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보수 진영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대권 주자로 거론된 황교안 전 총리가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대표의 경우 현재로서는 출마 가능성이 낮지만 내년 정국 상황에 따라 깜짝 등판할 수도 있다.
경기지사 선거는 남경필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전초전으로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남 지사와 이 시장은 청년연금 정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경기도민들에게 경쟁우위를 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남 지사의 경우 장남의 마약 투약 사건이 돌발악재로 등장했다. 여당에서는 ‘친문(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을 비롯해 김진표·안민석·이종걸·이석현 의원 등 중진들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한국당의 홍문종·원유철·심재철 의원과 국민의당의 천정배·이언주·이찬열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또 정의당 대선후보였던 심상정 전 대표도 유력 후보다.
인천시장의 경우 한국당 소속인 유정복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이에 맞서 여당에서는 친문계로 분류되는 박남춘·윤관석·홍영표 의원 등이 출사표를 준비하고 있다. 유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정되면 대선 이후 ‘친박(박근혜계)’과 ‘친문’ 간의 첫 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문병호 전 국민의당 의원과 이학재 바른정당 의원도 또 다른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