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도 혼자면 호텔이라도 가세요” 호텔업계 혼추족 마케팅 봇물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추석연휴에도 혼자 보내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호텔업계가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휴가 최대 열흘에 달할 정도로 길기 때문에 이들이 이 기간을 모두 혼자 집에서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25일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2011년부터 최근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나홀로 추석’의 언급량은 5년 동안 89%나 폭증했다. 대체로 바쁜 일상을 벗어나 명절만이라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 자기만의 취미에 더 바쁘게 빠지고 싶어하는 사람, 인간관계 해체로 누구도 만날 이가 없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말이다. 이는 취업, 결혼, 출산율이 최근 극히 떨어지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들에게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이라는 신조어를 붙이기도 했다.

특히 호텔업계는 이들 혼추족을 잡기 위한 마케팅에 가장 분주한 업종으로 꼽힌다. 예전에는 명절 기간 3~4인 가족 단위 고객에 프로모션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혼추족이 그 축을 양분하는 분위기다.

우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홀로 숙박까지 하기는 부담스럽고 혼자 우아한 시간만 보내고 싶은 혼추족을 위해 ‘나인스 게이트’ 상품을 내놓았다. 나인스 게이트를 새단장하면서 늦은 저녁 시간 와인과 샴페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클래식한 공간에서 유리창 너머 환구단 경치까지 즐길 수 있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아울러 추석연휴부터 연말까지 ‘버블리 버블 프로모션’을 실시, 저녁 9시부터 12시까지 방문하는 고객에게 샴페인을 50% 할인가에 제공한다.

그랜드 힐튼 서울은 가을에 혼자서 책도 읽고 맥주도 마실 수 있는 ‘북맥 패키지’를 선보였다. 북맥 패키지는 객실 1박, 뷔페 조식 1인과 함께 김하나 작가의 에세이 ‘힘 빼기의 기술’,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1리터 맥주와 맥주잔, 청정원 츄앤·사브작 4종 세트, 라 끄리닉드 파리 스파 특별 할인권을 제공한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주인공은 나야나’ 1인 전용 패키지 출시했다. 이 패키지에는 1박 숙박권과 취미 클래스 키트 이용권, 5만원 호텔 바우처 등이 포함된다. 하비풀 취미 클래스 이용권도 있어 가죽 공예, 프랑스 자수, 뜨개질 등 완성품 제작이 가능한 키트를 집에서 받아 볼 수 있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도 ‘싱글즈 패키지’로 혼추족 잡기에 나섰다. 디럭스 룸에서의 1박과 올 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타볼로24에서의 조식 1인, 프로방스 스파 바이 록시땅의 60분 바디 트리트먼트가 제공된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의 ‘스마트 스테이 패키지’에는 디럭스 객실 투숙과 더불어 뷔페 레스토랑 에이치가든 조식을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이 제공된다. 또 2만원을 추가하면 룸서비스로 제공되는 와인 및 치즈 플레이트, 비프버거, 클럽 샌드위치 중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객실에서 즐길 수 있다.

스테이케이션켄싱턴호텔 여의도는 ‘스테이케이션 패키지’를 통해 디럭스 객실에서의 1박과 브로드웨이 조식 뷔페 1인, 웰컴 드링크(아메리카노) 1잔,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내놓았다. 10월 1일부터 9일 까지는 선착순 10팀에 한해 오후 2시까지 체크아웃이 가능한 ‘레이트 체크아웃 서비스’와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티타임 이용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인사동은 한.가.위.(한 사람, 가장 소중한 당신만을, 위한) 1인 패키지를 10월14일까지 선보인다. 한.가.위. 패키지는 스탠다드 룸에서의 1박, 조식 1인, 웰컴 드링크 1잔으로 구성되며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더 네이버’ 10월호 1부를 특전으로 준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1인 가족과 나홀로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호텔에서도 이들을 위한 패키지나 식음료 프로모션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추석연휴가 긴 만큼 호텔들이 내놓은 관련 서비스가 많아 고객들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