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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프듀’가 되지 못한 ‘아이돌 학교’의 비극

9인조 걸그룹 프로미스를 탄생시킨 ‘아이돌학교’지만 정작 이에 따른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또 다른 ‘프로듀스101’을 기대하며 대단원의 막을 열었지만, 인기도 화제성도 그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한 ‘아이돌 학교’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Mnet ‘아이돌 학교’는 지난 29일 생방송으로 데뷔그룹 명과 함께 최종 데뷔멤버로 선발된 9명의 학생들을 확정했다.




사진=‘아이돌 학교’ 캡쳐사진=‘아이돌 학교’ 캡쳐


데뷔를 위한 마지막 여정은 신곡 ‘피노키오’, ‘환상속의 그대’, ‘MAGICAL’의 무대였다. ‘아이돌학교’ 학생들은 커버곡이 아닌 자신들만을 위한 신곡으로 무대를 펼쳤고, 18명의 학생들이 함께 부르는 학기수료곡 ‘하이파이브’(HIGH FIVE)로 최종 마무리 했다. 교장으로 나섰던 배우 이순재도 오랜만에 ‘아이돌학교’에 등장해 덕담을 건넸다.

‘아이돌 학교’를 통해 데뷔할 그룹명은 프로미스(fromis)이며, 데뷔 멤버로 선발된 9인은 이나경(5위), 장규리(9위), 백지헌(8위), 이서연(7위), 이새롬(3위), 이채영(4위), 노지선(1위, 센터 특전), 송하영(2위), 박지원(6위)이었다. 투표결과 화제의 학생이었던 나띠와 김은서, 이해인은 데뷔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방송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채영은 프로미스의 멤버가 됐다. 센터의 특전을 독차지할 멤버는 노지선이 됐다.

‘국내 최초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이라는 차별성을 앞세우며 시작을 알린 ‘아이돌 학교’였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프로듀스 101’과 다를 바가 전혀 없었다. 수많은 연습생들 중 시청자들의 투표를 통해 아이돌그룹의 멤버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아이돌 학교’와 ‘프로듀스 101’는 태생적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아이돌 학교’의 제작소식이 전해졌을 때, ‘프로듀스101’의 인기에 기댄 ‘자가복제’라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이어졌었다.


논란이 일자 ‘아이돌 학교’의 신유선 PD는 제작발표회를 통해 “‘프로듀스 101’은 연습생이 펼쳤던 서바이벌이라면, ‘아이돌 학교’는 일반인들을 교육시켜서 데뷔시키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프로듀스101’은 준비된 연습생, 우리는 일반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아이돌 학교’는 리얼리티라는 차이점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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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생들의 대결을 다룬 ‘프로듀스101’와 달리 일반인들이 그리는 드라마틱한 성장을 다룬다던 ‘아이돌학교’였지만, 뚜껑을 얼어 보니 ‘혹시나’하는 기대는 ‘역시나’가 되고 말았다. 일반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정작 출연한 이들 대부분이 유명 기획사 소속의 연습생이었거나, 데뷔 경력이 있었던 이들이었던 것이다. ‘어디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은 연습생이 극히 드물었으며, 심지어 가수 김흥국 딸 김주현의 경우 유명세를 이용하기 위해 일부로 합격시켰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사진=‘아이돌 학교’ 캡쳐사진=‘아이돌 학교’ 캡쳐


교육이라고 나온 대부분이 이미 한 차례 ‘프로듀스101’에서 보았던 것들이며, 학생들을 탈락시키고 투표로 데뷔멤버를 만드는 것 또한 ‘프로듀스101’과 다를 바 없었다. ‘아이돌 학교’와 ‘프로듀스101’의 다른 점을 굳이 꼽자면 연습생들의 실력차이. 11주 동안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던 ‘아이돌 학교’였지만, 마지막 최종무대에서 보여준 학생들의 실력은 ‘데뷔를 앞둔 걸그룹’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점들이 적지 않았다. 앞서 안정적인 라이브와 더불어 직접 안무와 대형을 만들면서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던 ‘프로듀스101 시즌2’의 파이널과 비교했을 때 ‘아이돌 학교’는 미안하지만 학예회 수준에 불과했다. 여전히 카메라를 찾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열심히 외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라 바쁘다보니 무대매너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였다.

잠재적 가능성을 지닌 학생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던 ‘아이돌 학교’는 결국 ‘프로듀스101’의 인기에 기대어 고민 없이 쉽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데뷔 멤버 9인을 비롯해 ‘아이돌 학교’에 참여했던 학생들 대부분 열심히 노력했고, 끼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하지만 ‘아이돌 학교’는 이들의 성장과 실력, 그리고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결국 시청률도 화제성, 인기도 그 무엇도 챙기지 못한 채 막을 내려야 했다.

프로그램은 끝이 났고 ‘프로미스’는 결성됐다. 이제 앞으로 남은 과정은 가요계에 데뷔해 기성 그룹들과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아이돌 학교’는 마지막까지 ‘조작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나띠와 같이 실력과 화제성을 겸비한 연습생을 떨어뜨린 것은 둘째 치더라도, 초반부터 줄곧 상위권에 있었던 이해인의 탈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시청자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종영이 됐음에도, 마지막까지 조작의혹에 시달리고 ‘아이돌 학교’ 그리고 ‘아이돌 학교’통해 데뷔를 결정지은 프로미스. 이들의 앞에는 꽃길이 펼쳐질 수 있을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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