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이틀 상승세를 보이며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가 3·4분기와 4·4분기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당분간 증시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단타매매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11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24.35포인트(1%) 오른 2,458.16에 장을 마쳤다. 2,440선에서 출발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며 지난 7월25일 세운 장중 사상 최고치 기록(2,453.17)과 종가 기준 최고치(7월24일·2,451.53)를 모두 갈아치웠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7.72포인트(1.18%) 오른 662.31에 마감하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의 강세 역시 삼성전자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3.48% 오른 273만2,000원까지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은 354조를 넘었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3·4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다가올수록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삼성전자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보다 176.48%나 급증한 14조3,772억원이다. 4·4분기에는 1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이어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익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중순 이후 연일 최고가를 새로 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300만원 시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 중에 IBK투자증권이 350만원, 외국계로는 크레디트스위스가 346만원을 제시하는 등 대다수 증권사에서 삼성전자 주가를 300만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덩달아 올랐다. 삼성전자 지분 8.13%를 보유한 삼성생명(032830)은 전일보다 7.89% 오른 1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지분율이 4.25%인 삼성물산(028260)도 전일 대비 2.9% 상승한 14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상승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증시의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자산배분실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기업 실적도 상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완만한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에서는 반짝 상승을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임원은 “현재 코스피 상승은 북한 리스크를 매수 기회로 본 외국인투자가들이 단타매매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상승세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 10일 8,19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4,462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등 정보기술(IT) 업종이 주된 순매수 종목이다.
이밖에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정책 강화로 신흥국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3·4분기 국내 수출액 중 반도체 비중이 더 높아지는 등 기업실적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 전망이 어렵다”는 점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