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3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일어난 ‘대통령훈령 불법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날 중 대검찰청 반부패부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어제 밤새워 수사의뢰서를 작성했고, 오늘 오전 관계자 추가 검토를 거쳐서 오후에 대검찰청 반부패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사의뢰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명의로 작성됐다.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훈령 제318호인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관련 업무를 맡은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관리자다.
청와대는 전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최초 보고한 시점이 적힌 보고서를 사후 조작한 것은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에 해당한다고 봤다. 최초 보고서인 ‘진도 인근 여객선(세월호) 침수, 승선원 474명 구조작업 중(1보)’에는 보고 시각이 ‘2014년 4월 16일(수) 09:30’으로 적혀 있었지만 사후에 ‘2014년 4월 16일(수) 10:00’로 수정됐다.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내용을 적법한 절차 없이 불법 수정한 것도 청와대는 공용문서 훼손과 직권남용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에게 임의로 변경된 불법 지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을 수립하게 한 것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로 봤다. 청와대는 “그 외 검토할 수 있는 국회 위증죄 등은 검찰에서 필요하면 수사하게 될 것”이라며 “청와대는 본질적인 것만 수사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밝히기 위해 청와대 관저 일지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는 “애초 문건을 찾으려고 한 게 아니라 우연히 발견된 것”이라며 “문건을 더 찾거나 추가로 더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 야당에서 불법조작 사건을 공개한 시점에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두고는 “비판을 예상했으나 원칙대로 하고 있다”며 “정치적 고려 없이 나오는 대로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