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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대한민국은 ‘범죄도시’ 열풍...행복한 배우 허동원 “관객들의 선택”

‘범죄도시’“배우들이 사랑 받고 있구나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영화”

꺼지지 않는 흥행 화력을 자랑하고 있는 영화 ‘범죄도시’ (감독 강윤성, 제작 ㈜홍필름 ㈜비에이엔터테인먼트) 가 17일 오전 누적관객수 380만4721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는 추석시즌 최약체로 꼽혔던 영화이다. 제작·배급 규모 차이는 물론 주연배우의 이름 값을 고려할 때 ‘남한산성’ ‘킹스맨2’에 당연히 밀릴 거라는 판단이 앞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최종 우승자는 ‘범죄도시’였다. 개봉 1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관객 200만 명을 넘긴 것에 이어 “재미있으니 무조건 가서 보라”는 입소문이 연달아 이어진 것.


16일 CGV용산에서 만난 배우 허동원은 “범죄도시는 관객 분들이 만들어준 영화”로 “관객분들의 선택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물론 지금까지 오기까지 허동원 배우는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배우 허동원배우 허동원


허동원에게 이 영화는 상업영화에서 주요 배역을 맡은 첫 작품이다. 작품에 캐스팅 됐다는 기쁨도 잠시, 주변에선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렸다. 그도 그럴 것이 대작들과의 싸움에서 너무도 불리한 위치에 있었던 것.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허동원의 영화가 개봉하기를 애타게 기다린 부산 친구는 “네가 출연한 영화를 보려면 조조 아니면 심야시간대 밖에 볼 수 없다”는 말을 들려줬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당시 상황을 보면서 “제작자와 배우들이 아무리 열심히 찍어도 안 되는구나”란 생각에 잠시 기운이 꺾이기도 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활하자’는 주의인 허동원은 ‘안 된다’는 생각을 절대 입 밖으로 꺼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기에 ‘안 된다고 하는 사람’ 옆으로도 가지 않으려고 했을 정도.

“배우는 상대방의 리액션을 받아요. 이게 알게 모르게 습관이 돼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대 아닌 곳일지라도 영향을 받아요. 그게 부정적인 것일 땐 마치 온 몸에 피가 돌 듯 그런 기운이 돌아서 그런 기운이 나와 경계해요.”

그는 좋은 작품은 알아주기 마련이고, 좋은 입소문의 힘을 믿었다. 그렇기에 열심히 ‘범죄도시’ 글에 응원의 댓글을 달았다. 3일동안 SNS에서 쉬지 않고 무려 5600여개 댓글을 달았다. 그의 절실함에 관객들이 응답했다. 대형 경쟁작들의 반절에 불과한 스크린 수와 청불 영화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시작한 ’범죄도시‘는 오직 관객들의 호평과 응원에 힘입어 점차 전국 1311개의 스크린수를 확보하며 경이로운 기록을 이어갔다.


“영화라는 게 감독의 영화이자, 배우들의 영화라고 했을 때, 지금은 감독이나 배우들만으론 설명 될 수 없지 않을까 싶어요. 무대 인사를 가도 ‘관객 분들이 만들어준 영화’이다고 말해요. 개봉관수 및 누적관객수 모두 관객분들의 선택에 의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배우들, 감독님, 제작자 모두가 절실했어요. 여기에 관객분들의 절실하게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 모든 이들의 절실함이 모여 지금의 결과가 나온 게 아니었나 싶어서 고맙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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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과 최귀화를 필두로 한 강력반 형사팀 내 일원인 오동균 역을 허동원은 자연스러운 열연을 펼쳤다. 사실 오디션 때는 조선족역을 준비해갔다. 막상 현장에선 형사 역할을 받았다고 한다. 강윤성 감독은 허동원을 두고, “계속 기억에 남았다”며 형사 역으로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그렇게 진짜 형사가 되기 위해 태닝을 12번씩 하기도 했다.

개봉 13일만에 관객수 300만을 돌파한 것에 이어 400만 돌파를 향해 달려가는 ‘범죄도시’ 완성본을 그 역시 시사회 때 처음 봤다고 한다. 형사팀과 장첸팀으로 촬영이 이루어져 상대팀인 장첸팀 촬영을 디테일하게 알지 못했는데, 교차편집된 완성본을 보고선 “스피드한 전개가 너무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범죄도시’ 강력반 팀 배우 허동원, 마동석, 홍기준(사진 왼쪽부터)‘범죄도시’ 강력반 팀 배우 허동원, 마동석, 홍기준(사진 왼쪽부터)


무엇보다 “배우들이 감독님에게 사랑 받고 있구나란 걸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영화”란 점이 행복하다고 했다.

“작품 속에서 주연 배우들 뿐 아니라 조연 배우들 모두가 보이는 게 쉬운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저희 영화는 단역들까지 다 보이는 영화라고 했어요. 제가 현장에서 만났든 안 만났든, 스크린에서 처음 만났던 배우분들까지 다 보이는 걸 보고선 감독님이 대단하시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형사라고 하면 (관객들 눈에) 잘 안 보일 수 있잖아요. 제 지인들 한 분이 말하길 ’감독님에게 사랑 받는다는‘ 걸 느끼려면 저희 영화를 보라고 하던걸요. 저도 그 말에 공감하면서 3번을 봤어요.(웃음)”

허동원은 스스로를 ‘일상적인 사람’이자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배우라고 말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무엇 무엇 때문에”이다. 도전해 보지도 않은 채 이유를 대면서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 것.

“전 무엇 무엇 ‘ 때문에’ 란 말을 안 써요. 상대방을 위해 안 쓰는 게 아니라 저를 위해 쓰지 않으려고 해요. 부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아요. 누군가 저를 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갔음 좋겠어요. 영화 개봉 이후 이렇게 기쁜 게 처음입니다. 이 기분을 누린다고 해야 하나? 이 기분을 접어두기 아쉬워 최대한 관객들과 소통하려고 해요. 저한테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어요.”

허동원은 ‘범죄도시’ 뿐 아니라 함께 형사팀을 이끈 마동석 주연의 또 다른 영화 ‘부라더’, ‘범죄도시’에 카메오로 출연한 조진웅 주연 영화인 ‘대장 김창수’에 대한 응원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죄 많은 소녀’ 응원도 빼놓지 않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범죄도시’를 빛낸 보물 배우인 이성우, 유지연, 배진아에 대한 관심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의 긍정 바이러스는 그렇게 수 많은 이들에게 전파되고 있었다.

“이수파의 행동대장으로 나오시는 이성우씨 연기가 대단했어요. 저와는 다른 결을 가진 배우라 더욱 신선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는데, 연기를 너무 잘하시는 분이죠. 과연 내가 저 연기를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영화판에서 10년 이상 내공을 닦으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역시 ‘노력과 시간은 배신을 하지 않는구나’란 걸 알게 했어요. 또 저희 영화에서 여배우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데, 유지연 누나랑 배진아 배우분도 꼭 인터뷰 한번 해주시면 좋겠어요. 영화상으론 많이 편집 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던 배우들이거든요.”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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