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철강과 알루미늄 등 주요 제품의 품질을 조작해온 것으로 드러난 일본 고베제강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미국의 GM과 보잉, 테슬라 등 국내외 500여개 기업에 고베제강의 불량제품이 납품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 사법당국이 공식 조사에 착수하면서 파문이 한층 확산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 법무부가 전날 고베제강의 미국 자회사에게 미국에서 판매한 제품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고베제강 측은 즉각 “미 당국의 조사에 진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문은 미 법무부가 고베제강에 대해 고강도 조사에 나설 경우엔 미 의회도 공청회 등을 열어 독자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 새 미국에서는 도요타자동차의 대규모 리콜 사태 및 다카타의 에어백 결함 문제를 둘러싸고 의회 공청회가 열린 바 있다.
또 이날 고베제강의 품질조작이 회사 측이 밝힌 10여년 전보다 훨씬 앞선 40~50년 전부터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는 회사 내부 증언을 인용해 고객이 원하는 수준을 밑돈 규격외 제품을 출하하는 것을 고베제강에서는 ‘도쿠사이’(特採·특별채용)라는 은어로 불렀고, 일부 공장에서는 40∼50년 전부터 사용됐다고 전했다. 특히 조작 방식이 사실상 ‘비공식 매뉴얼’로 활용돼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부정행위가 전승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