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닭고기 소비습관이 ‘닭 한 마리’에서 닭가슴살이나 닭봉과 같은 ‘부분육’으로 변화하고 있다. 삼계탕이나 닭볶음탕, 치킨 등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소비하는 식문화가 견고했지만 최근에는 만들고자 하는 요리나 섭취 목적에 따라 맞춤형 소비를 하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닭고기 부분육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부분육이란 닭가슴살이나 닭날개, 닭봉은 물론 닭발과 근위 등 각 부위별로 절단·포장해 판매되는 제품을 뜻한다.
실제로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136480)에 따르면 지난해 3,200만 수였던 부분육 판매량은 올해 약 7.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분육 중에서도 닭고기를 토막 내 양념까지 해서 가정에서 굽기만 하면 되는 ‘양념육’은 지난해 대비 약 30% 성장할 것으로 하림은 예상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마트에서도 이 같은 조짐은 분명하다. 닭 부분육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지난해 윙(닭날개)은 전년보다 13.9%, 봉은 6.4%, 근위는 4.4%, 안심은 4.2% 매출이 증가했다.
이처럼 달라진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하림은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익산 공장에 부분육 생산 시설을 대폭 증설할 예정이다. 익산 공장이 가동되면 부분육 생산량은 지금보다 30% 가까이 늘어난다.
부분육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닭 사육 방식도 변화 중이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부분육에는 크기가 보통 닭보다 큰 ‘대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하림과 계약한 농가에서 사육하는 육계는 성체 평균 중량이 1.5㎏이지만 부분육에 사용되는 대닭은 평균 2.4~2.5㎏ 수준이다. 하림은 현재 월 20만 수 정도 사육하고 있는 대닭 사육량도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하림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닭고기 부분육 소비가 일반적인 반면 유독 한국에서는 한 마리 소비가 강세를 보여왔다”며 “하지만 식단이 서구화되고 국내 소비자들도 취향과 간편함 등을 고려해 점차 부위별 소비 행태로 넘어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1인당 연간 14㎏ 수준인 닭고기 소비량도 부분육 판매가 활성화될 경우 조만간 20㎏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2007년 8.6㎏에서 2010년 10.7㎏, 2013년 11.5㎏, 2016년 13.9㎏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미국, 말레이시아 등 많은 국가에서는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이 40㎏을 넘을 정도로 닭고기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시장 역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