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홍 후보자의 정책 성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9대 국회의원 시절 중소기업의 권익보호 법안을 주로 발의한 반면 재벌기업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홍 후보자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가 발전해야 한국 경제가 재도약한다고 주장해왔다”며 “대선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해야 한다는 공약을 만들면서 가슴 벅찼던 기억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후보자의 경제철학은 그가 국회의원 시절에 대표 발의했던 법안 곳곳에 반영돼 있다. 주요 법안을 살펴보면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완화’, 대기업에 대해서는 ‘제재’라는 노선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 2013년에 발의한 주세법 개정안은 홍 후보자에게 ‘중소기업 맥주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해당 법안은 맥주 제조시설 허가 기준을 완화하고 주세율도 중소 맥주 업체에 한해 낮춰주는 내용으로 맥주 시장의 대기업 독과점을 완화하고 브랜드의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에는 중소 창업 활성화를 위해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출할 때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연대보증제도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홍 후보자는 ‘재벌 저격수’로도 통한다. 특히 대기업 주도의 면세점 사업에 칼을 들이댄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에는 면세점 특허 갱신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관세법 개정안, 일명 ‘홍종학법’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켰다. 특정 기업에 영구적으로 면세 사업 특혜가 돌아간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이 법안은 취지와 달리 5년마다 특허권을 둘러싼 쟁탈전이 벌어지며 부작용을 남겼다. 홍 후보자는 △면세점 특허를 중소·중견기업에 50%, 한국관광공사에 20%를 의무 할당하고 △면세점 내에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25% 이상 진열되도록 하며 △대기업 면세점 특허 수수료를 100배(0.05%→5%) 인상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잇달아 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5·18 기념행사의 공식 제창가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하자는 내용의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과 신혼부부용 임대주택 제공 법안, 벌금형에 집행유예를 허용하는 형법 개정안(일명 ‘장발장 방지법’) 등 특색 있는 법안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