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 싸이클에 올라탄 SK하이닉스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수요가 집중되는 모바일과 서버향(向)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1,001억원, 3조7,37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역시 사상 최대였던 2·4분기보다 21%, 영업이익은 23%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조555억원이었고 영업이익률은 무려 46%에 달했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갈아치울 수 있었던 것은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 덕분이다. D램은 주요 스마트폰업체들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모바일향 수요 강세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향 수요 증가로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17% 늘었다. 평균판매단가(ASP)도 6%나 올랐다. 낸드는 ASP가 3% 낮아졌지만 출하량이 16% 급증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부문 사장은 “D램과 낸드 제품 개발비용이 증가하는 등 매출 원가 증가 요인이 있었는데도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23% 늘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4·4분기를 넘어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특히 중저가 라인업 제품의 고(高)사양화가 지속되고 있고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나는 점이 호재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D램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는 20% 초반대, 낸드는 30%대 중후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예상보다 훨씬 크게 늘어난 서버 D램 수요로 올해 D램 수요 증가율이 당초 예상했던 20%대 초반에서 20%대 중반으로 상향 조정됐다”면서 향후 모바일과 서버향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