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소 예약 애플리케이션인 ‘여기어때’ 회원 약 91만명의 정보를 해킹한 일당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오성우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남모(26)씨에게 1심과 같이 2일 징역 1년과 추징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남씨에게 해킹을 제안한 조모(32)씨와 박모(34)씨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조씨에게는 추징금 3,300만원도 함께 명령했다.
남씨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킹그룹의 일원으로 올해 2월 조씨를 통해 ‘고객정보를 빼내 건네주면 1억원을 주겠다’는 박씨의 제안을 받았다. 이후 남씨는 조씨와 1억원을 나눠 갖기로 공모한 뒤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기어때’ 사이트에서 숙박업소를 예약한 고객들의 이름, 전화번호, 숙박업소 상호 등 323만9,229건이 기록된 고객정보 파일을 빼냈다. 두 사람은 고객정보를 건네준 대가로 각각 1,000만원과 3,000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재판부 조사 결과 확인됐다.
해킹된 개인정보는 ‘여기어때’ 이용자들에게 “○월○일 ××(숙박업소명)서 즐거우셨나요”라는 내용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문자를 발송하는 범행에도 사용됐다. 재판부는 “해킹으로 얻은 정보가 공갈 범행에 실제 이용됐다”며 “1심이 선고한 형량은 무겁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은 “해킹당한 사이트 운영자는 신뢰도 하락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고 고객들의 불안감을 초래하는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등 사회적 폐해가 상당하다”며 이들 일당의 유죄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