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인규 "'논두렁 시계' 국정원 지시 거절...귀국해 조사 받을 것"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관련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그는 논두렁 시계 사건은 국가정보원의 소행이라고 지목하면서 자신은 일체 부당한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 도피 지적에 대해 조사 요청이 오면 한국에 돌아와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전 중수부장은 7일 자신의 입장을 담은 이메일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은 없었으며 검사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 보도와 관련해 국정원의 지시가 있었지만 따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수사 중인 2009년 4월14일 퇴근 무렵 국정원 전 직원 강모 국장 등 2명이 찾아왔다”며 “그들은 원세훈 전 원장의 뜻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저는 이들의 언행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화를 내며 ‘원장님께서 검찰 수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 내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려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겠다’라고 정색하며 질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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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장의 말에 강 국장 등은 ‘자신들이 실수한 것 같다면서 오지 않은 것으로 해 달라’고 말하고 돌아갔고 이 전 중수부장은 당시 상황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후 논두렁 시계 관련 보도가 연이어 나오자 확인해본 결과 그 근원지가 국정원이라는 심증을 굳히게 되었다”며 “이 시기 모 언론사와 저녁 식사 자리에 비보도 전제로 관련 내용을 언급했는데 해당 언론사가 약속을 어기고 보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일고 있는 해외 도피 의혹과 관련해서는 “로펌을 그만 둔 후 미국으로 출국해 여러 곳을 여행 중”이라며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제가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지난달 23일 국정원 간부들이 이 전 부장을 만나 시계 수수 건을 언론에 흘려줘 적당히 망신을 주는 선에서 활용해달라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언론 플레이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실행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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