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신규 자영업자 50%, 최초 사업자금 2,000만원도 안돼

통계청, 2017년 8월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



신규 자영업자의 절반은 사업자금 2,000만원도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도 전체 73%에 이르렀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로 제대로 준비를 못하고 영세한 규모로 창업한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8월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임금근로자는 685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4,000명 줄었다. 이 가운데 급여 없이 일하는 가족 종사자를 제외한 자영업자는 569만6,000명이었다. 역시 1년 전보다 4,000명 감소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2012년 580만4,000명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등락이 있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오름세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15년 402만6,000명, 지난해 410만5,000명, 올해 413만7,000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71.6%에서 72.6%까지 올랐다. 사업 규모가 영세한 자영업자가 증가한다는 것으로 자영업 시장의 고용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새로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 대부분은 충분한 자금도 없이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2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를 조사한 결과 최초 사업자금 규모가 2,000만원이 안 되는 경우가 50.3%였다. 5,000만원 미만으로 범위를 넓히면 71.4%였다. 이 비율은 2015년보다 각각 4.8%포인트, 2.0%포인트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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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금 조달 방법은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이 68.8%로 가장 많았다. 은행, 보험회사 등에서 빌렸다는 응답은 31.5%에 그쳤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조선업 등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었는데 실업자 중 상당수가 자영업에 뛰어들었다”며 “이들은 제대로 준비를 못하고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사업자금이 부족하고 사업도 영세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이미용 등이 속한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음식숙박업 종사자가 각각 5만1,000명, 3만9,000명 늘어 증가폭 1, 2위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만 증가했다.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015년과 비교해 14만1,000명이 늘었다. 정리하면 은퇴하거나 구조조정을 당한 장년층이 식당·숙박업소·미용실 등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근로 여건이 다소 개선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자영업자 중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공적연금 수급권자는 73.3%로 2015년보다 3.0%포인트 늘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산재보험 가입률도 2년 전보다 7.5%포인트 오른 52.8%였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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