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사진)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문재인 정부와 “한 판 붙겠다”고 선언했다.
홍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미래포럼21 토론회에서 ‘이명박 정권의 정치보복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사과하라는 것은 굴복하라는 것인데 그것은 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와 한판 붙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은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고(故) 변창훈 검사의 투신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이 정권을) 자살 정권이라고 한다”고도 비판했다. 홍 대표는 “공수처라도 만들어 정권의 개 노릇을 하는 검찰을 견제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친박 청산에 대한 강한 의지와 지방선거 공천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홍 대표는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겨냥해 “신보수주의라는 가치를 세우고 보수 혁신을 가로막는 구태 세력을 당당하게 정리하겠다”며 “친박은 이익집단이고, 박 전 대통령은 출당됐다”며 “잔박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복당에 합류하지 않은 바른정당 잔류 의원을 향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총선을 통해 국민이 보수대통합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국민의 손으로 배신자들을 청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바른정당에 갔다가 왔다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대통령 될 분이 아니냐’는 질문에 “내년에는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만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며 “선거에 나가면 욕을 먹는다”고 일축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6개를 확보하지 못하면 대표에서 물러나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한편, 이날 행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였던 만큼 홍 대표를 향한 비판과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토론회가 열린 호텔 앞에는 박 전 대통령 출당에 항의하는 30여 명이 모여 “배신자 홍준표는 떠나라”고 외쳤다. 또 대구 엑스코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토크 콘서트’에서는 홍 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도중에 관중석에서 비난이 쏟아져 발언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