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두뇌 관점으로 보면 똑같은 길이의 1초는 단 하나도 없다. 아날로그 시계를 바라보자. 처음에 보았을 때는 초침이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시계의 정밀한 무브먼트가 초침을 동일한 속도로 돌린다면 왜 멈춘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스코틀랜드 애버딘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아멜리아 헌트는 이러한 정지(‘멈춘 시계 착시’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인간의 뇌가 물체를 실제로 보기 전 볼 내용을 예측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눈을 굴리면 망막 속 모든 것의 위치가 바뀐다. 이러한 조정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방향감각을 크게 잃게 된다. 따라서 두뇌는 대응책을 고안해냈다. 세계 속을 돌아다닐 때 시각피질은 우리 주변 환경에 대한 상호작용형 지도를 만들고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뇌는 이를 사용해 혼란을 피하고 앞으로 보게 될 것을 예측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계를 볼 때면 지도를 만드는 두뇌는 시계의 모습을 예측한다. 따라서 시선이 시계에 가 닿았을 때는 실제 시간보다 좀 더 앞의 시점을 보는 것이다. 2009년 연구에서 헌트의 팀은 시계를 보는 사람들이 실제 시간보다 평균 39밀리초 전의 초침 위치를 보는 것을 알아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시간은 멈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는 약속에 늦었을 때는 아무 쓸모없는 기능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Claire Maldarel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