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분당의 아픔을 뒤로하고 13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를 뽑는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깊어진데다 의원들의 추가 탈당 우려와 ‘중도·보수 대통합’이라는 과제가 산적한 만큼 새 출발의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바른정당은 13일 오전10시부터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당 대표와 3명의 최고위원(지명)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연다.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합산, 후보자 인사 및 대화 등을 거쳐 오전11시를 전후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에는 유승민(사진)·정운천·박유근·하태경·정문헌·박인숙 후보(기호순)가 출마했다. 유 의원의 대표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박 의원은 여성 몫으로 최고위원에 자동 당선된다. 나머지 최고위원 2명은 득표순으로 선출된다.
새 지도부 앞에는 왕관 대신 반 토막 난 집안을 재건해야 할 과제만 산적해 있다. 통합·연대 논의 과정에서 유 의원을 필두로 한 일부 자강파가 ‘전대 연기 불가’를 고집하며 잔류 의원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데다 교섭단체 지위 상실로 재정 상황이 악화돼 추가 이탈을 막을 묘책을 내놓아야 한다. 현재로서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정병국·김세연 의원 등이 제시한 중도·보수 대통합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른정당 의원들은 8일 간담회에서 ‘바른-한국-국민’ 3당의 중도·보수 대통합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 지도부는 오는 12월 중순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 이는 자강파와 남 지사를 중심으로 한 ‘통합 전대 추진파’가 당의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내놓은 절충점이자 고육책으로 잔류 의원들이 제시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문제는 한국당과 국민의당을 아우르는 3당 통합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실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선거 연대까지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입장은 변화가 없다”면서도 한국당과의 논의 가능성에는 “왜 그렇게 진도를 막 나가느냐”고 잘라 말한 바 있다. 후보들은 13일 전대에서 이 같은 ‘회의론’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