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은 유통업체에겐 젖줄과 같은 요소다. 대중 소비제품 유통에서 이 두 요소를 빼곤 결코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2009년 창업한 토종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 애터미가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 애터미는 최고직급 판매자(임페리얼마스터)를 배출하며 창업 8년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화장품을 공급하는 콜마비앤에이치도 애터미 신제품 판매 돌풍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찍으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매출 1조 원 돌파, 업계 1위 한국암웨이 추월 같은 애터미의 목표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애터미는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 ‘절대품질, 절대가격’이 애터미가 내세우고 있는 강력한 캐치프레이즈다. 이는 애터미를 국내 최고 네트워크 마케팅 기업으로 도약시킨 원동력이었다. 애터미는 합력업체(애터미에선 협력업체 대신 힘을 합친다는 의미의 ‘합력(合力)업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50여 곳에서 고품질 제품 200여 종을 납품 받고 있다. 이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유통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제품을 팔기 위해 특별한 마케팅 활동도 하지 않는다.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가장 큰 마케팅 수단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애터미를 대표하는 제품은 면역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 식품 ‘헤모힘’과 기초 화장품 ‘스킨케어 6시스템’이다. 두 제품은 지난해 각각 1,300억 원과 1,400억 원(단품 판매 포함) 매출을 올려 애터미가 네트워크 마케팅 업계 1위인 한국암웨이를 턱 밑까지 추격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애터미는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오직 한 회사에서만 납품받고 있다. 제품 소싱을 이원화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투자하면서 좀 더 좋은 제품을 연구하라고 독려하기까지 한다. 강력한 유통망에 동반성장 의지까지 갖춘 애터미에 합력업체가 되려는 기업들이 줄을 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9월 애터미는 합력업체 콜마비앤에이치와 함께 새로운 화장품 ‘앱솔루트 셀랙티브 스킨케어’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노화된 피부를 재생하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피부재생을 돕는 고급 원료를 최적 비율로 배합해 피부에서 제대로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강력한 피부 개선 효과를 가진 이 제품은 토너(150ml), 로션(135ml), 앰플(40ml), 크림(50ml)이 모두 3만 원대다. 이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존 안티에이징 화장품보다 2~20배 저렴한 수준이다. 앱솔루트 셀랙티브 스킨케어를 직접 사용해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9월 한 달 동안 30만 세트가 판매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다.
제품의 폭발적인 인기로 덕을 보는 건 애터미만이 아니었다. 애터미에 제품을 납품하는 콜마비앤에이치도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앱솔루트 셀랙티브 스킨케어 출시 후 콜마비앤에이치의 주가는 52주 신고가 (10월 17일 3만4,350원)를 찍었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 주가는 3만 3,000~3만 4,000원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콜마비앤에이치에 대해 “최대 고객사인 애터미에 납품하는 화장품 신제품 앱솔루트 셀랙티브 스킨케어는 기존 스킨케어 6시스템보다 가격대가 1.5배 비싼 수준”이라며 “신제품 효과 덕분에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1% 증가한 143억 원 , 매출은 88.6% 늘어난 1,116억 원을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8년 만에 이룬 애터미의 꿈
애터미는 매출 (지난해 개별재무제표 기준 7,784억 원), 반품률(0.15%), 동종업계 판매관리비 부문에서 토종 네트워크 마케팅 브랜드 1위를 지키고 있다. 매출 성장률에서도 업계 전체 1위인 한국암웨이를 앞지르며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애터미는 어떻게 이처럼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을까? 거기에는 ‘절대 가격, 절대 품질’로 대표되는 애터미의 전략 외에도 현장을 누비는 판매 회원들이 있었다.
지난 10월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 전시장에서 애터미 회원 교육 프로그램인 ‘애터미 석세스 아카데미’가 열렸다. 대형 전시홀 두 곳을 연결한 공간에 애터미 회원 1만 5,000 여명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도 그 열기 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실 이 날 행사에는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애터미 창립 후 처음으로 최고직급 판매자 ‘임페리얼마스터’가 탄생하는 자리였다. 최고직급을 달성한 주인공은 박정수 임페리얼마스터였다. 그녀는 이날 단상에서 소감을 전하면서 “성공하고 싶다는 간절함과 열망, 확신을 갖고 성공할 때까지 한다는 끈기로 도전하라”고 회원들을 독려했다(애터미에는 세일즈마스터, 다이아몬드마스터, 샤론로즈마스터, 스타마스터, 로열마스터, 크라운마스터, 임페리얼마스터 등 총 7단계의 판매자 직급이 있다. 임페리얼마스터는 월 5,000만 원의 후원수당을 받는 크라운마스터 4명을 육성해야 달성할 수 있는 직급이다).
박한길 회장은 애터미 창업 당시 회원들에게 “임페리얼마스터에 오르는 회원에게 현금 10억 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임페리얼마스터 등극이 달성하기 쉽지 않은 ‘도전’임을 잘 알고 있기에 한 약속이었다. 박 회장은 이날 박정수 임페리얼마스터에게 그 약속을 지켰다. 1만 원권 10억 원 어치 지폐다발이 지게차에 실려 무대로 나왔다. 한국 토종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인 애터미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드디어 연 매출 1조 원 벽을 뚫기 직전까지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꿈을 회원들에게 밝혔다. “정말 감격스러운 날입니다. 애터미는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미국에는 암웨이와 에이본이 직접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애터미는 미국에서 이들을 제치고 1위를 할 겁니다. 저는 애터미 아메리카의 CEO가 미국의 직접판매협회(DSA) 회장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꿈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여기 계신 분들도 모두 임페리얼마스터가 될 수 있습니다.”
해외로 뻗어 나가는 애터미
애터미는 국내 토종 네트워크 마케팅 기업으로선 최초로 해외 진출을 선언한 기업이다. 2009년 창업 후 불과 1년 만인 2010년 5월, 미국 시애틀에 현지 법인을 오픈했다. 미국 진출 1년 만인 2011년 6월에는 일본 시장에도 입성했다. 지금은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캐나다, 대만, 싱가포르 등 10개국에서 현지법인을 통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0년 44억 원으로 출발했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기준 1,257억 원으로 30배 가량 급증했다. 해외 회원도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업계 최초로 지난해 ‘30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글로벌시장 개척의 선봉에는 ‘사람’이 아닌 ‘제품’이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그러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저와 애터미의 사업 목표이자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합법적으로 등록해 제도권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다단계판매 업체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총 5조 1,306억 원으로 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2007년 1조 7,743억 원이던 규모가 지난 10년간 연평균 9.9% 성장을 이어왔다. 다단계판매업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합법적인 판매방식의 하나로 회원 간의 직접판매방식만을 의미한다. 현행법에 규정된 합법적인 유통판매방식 중 하나지만, 이따금 터져 나오는 ‘불법 피라미드’와 ‘유사수신행위’ 단속 및 적발 때 ‘다단계’라는 말이 혼용돼 국민 대다수가 여전히 다단계판매업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선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다단계판매업을 유통산업의 큰 축으로 간주하고 있다.
애터미는 지난해 업계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11.6%)을 기록했다. 2016년 기준 등록 회원 수는 지난 2015년 대비 13.17% 증가한 280만 여명으로, 2013년 이후 4년 연속 업계 수위를 지키고 있다.
이 같은 애터미의 성장에는 사업자를 위한 전문적인 교육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인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가 사업자 그룹별 사업 교육을 진행하는 것과는 달리, 애터미 본사는 직접 세미나를 개최하고 각종 온오프라인 툴을 통해 사업자들에게 비즈니스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누구나 애터미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애터미 석세스 아카데미에서 만난 한 회원은 이렇게 말했다. “본사가 직접 세미나를 주최하다 보니 회원들이 끼리끼리 모여 교육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개인 돈도 들지 않고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회사 방침인 원칙중심, 정도경영을 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단계에 대한 인식을 많이 바꿀 수 있었어요.”
‘네트워크 마케팅의 역사는 애터미가 새로 쓴다.’ 토종 네트워크 마케팅 기업 애터미가 설립 이후 줄곧 내세우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다. 그런 애터미가 창업 8년 만에 자신의 모토를 완벽하게 실현하며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 1조 원(국내 9,000억 원, 해외 2,000억 원)도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 INTERVIEW | 박정수 임페리얼마스터
확신·열정·노력 3박자가 성공 비결 취약계층 지원에도 앞장서고 싶다
Q. 박한길 회장이 창업 당시 회원 17명을 모아놓고 회사의 비전을 설명했다고 들었습니다.
A. 회원 17명이 제가 전북 익산시에서 운영하던 오리탕 가게에 모였었죠. 박한길 회장이 중고 카니발을 타고 와 우리에게 사업 비전을 설명해줬어요. 당시 모인 회원 17명 대부분은 신용불량자였고요. 몇몇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 직전이었습니다. 박한길 회장은 헤모힘과 스킨케어 제품에 대해 설명하면서 애터미를 세계적인 유통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박 회장이 임페리얼마스터가 되면 현금으로 10억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희에게 가장 좋은 아파트에서 살 수 있게 해준다고도 하시더군요.
Q. 당시 박 회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A.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았습니다. 다 낡은 중고차를 타고 와서, 그것도 아무 가진 게 없다는 사람이 ‘10억 원을 주겠다, 익산에서 가장 좋은 아파트에 살게 해주겠다’고 하는데, 누구 그 말을 쉽게 믿겠어요. 하지만 제품은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당시엔 제가 하던 오리탕 집이 잘 안 되고 있었어요. 가게를 폐업하면 생계가 막막해지는데 뭐라도 일을 해야 했습니다. 다른 장사를 시작할 여유는 없었고요. 애터미 사업은 돈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제품을 팔면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Q. 임페리얼마스터가 되기까지 엄청난 인내와 끈기가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 있었던 일이 있었다면.
A.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라면, 세일즈마스터 직급을 달성하기까지의 기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일하려면 아이를 집에 두고 나와야 했었거든요. 주변 사람들이 ‘다단계’ 같은 걸 한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고요. 그걸 견뎌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보람 있었던 일이요? 제 말을 믿고 애터미 사업을 시작한 파트너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제 아이들이 엄마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응원해줄 때도 애터미 사업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아직도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A.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정직하고 떳떳하게 사업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단계 사업은 정직하게만 하면 소비자에게도 생산자에게도, 그리고 다단계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도 모두 이익이 되는 사업이에요. 중요한 건 성공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과 열정, 그리고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비영리재단 ‘애스오애스나눔회’를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
A. 애터미 사업자들이 모여서 만들었습니다. 제가 이사장을 맡았고요. 생활유지 능력이 없거나 질병, 자연재해 등으로 긴급 지원이 필요한 취약 계층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애터미 회원들에게도 도움을 주려고 해요. 비록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우리의 뜻에 동참하는 개인과 기관, 단체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애터미 사업자들은 어렵게 애터미 사업을 시작했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조금 더 사람 사는 세상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