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법, “한국형 헬기사업은 공법상 계약…민사 아닌 행정소송으로 해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국형 헬기 개발사업’(KHP)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초과비용을 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행정법원에서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다. 한국형 헬기 개발사업을 위한 KAI와 정부 간 계약은 개인 간 계약을 다루는 사법상 계약이 아닌 국가와 국민 사이의 공법관계에 해당하므로 민사재판이 아닌 행정재판으로 다시 다뤄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3일 KAI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정산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직권으로 1심판결을 취소해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한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연구개발사업규정에 근거해 정부 산하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참여기업인 원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협약의 법률관계는 공법관계로 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1,2심은 이 사건 협약을 사법상 계약으로 보고 협약에 관한 분쟁은 민사소송에 해당한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KAI와 정부의 협약인 한국형 헬기 개발 사업은 민관 공동으로 헬기 핵심구성품을 개발해 그 기술에 대한 권리는 국기에 귀속시키고, 그 기술권은 KAI에 이전해 군용헬기를 제작·납품하게 하는 점 등을 들어 이 협약이 공법관계라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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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는 2006년 방위사업청과 협약을 체결하고 한국형 헬기 개발사업에 필요한 핵심구성품을 개발해 납품했다. 하지만 개발과정에서 환율과 물가상승 때문에 126억5,00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자 2013년 정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1, 2심은 “협약은 정부가 우월한 공권력의 주체로서가 아니라 KAI와 대등한 입장에서 합의에 따라 체결한 사법상 계약”이라며 민사재판이 맞다고 보고, 초과비용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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