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전세계가 주목한 실버택배 서비스 글로벌 물류기업 도약 원동력 된다

INTERVIEW |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포춘은 ‘세상을 바꾸는 기업 50’ 리스트에 CJ를 선정하면서 CJ대한통운이 펼치고 있는 실버택배 서비스에 주목했다. 과연 실버택배 서비스가 뭐길래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글로벌 사회공헌 전문가들의 선택을 받은 것일까. 실버택배 서비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는 “현재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실버택배 서비스의 고도화와 확산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는 “현재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실버택배 서비스의 고도화와 확산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0월 중순 서울 중구 순화동에 있는 CJ대한통운 본사를 방문했다. 박근대 대표 집무실이 있는 6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가장 먼저 필자의 눈에 띈 것이 있었다. ‘포춘 선정 세상을 바꾸는 기업 38위 등극 - CJ대한통운 실버택배’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이었다. 기자를 안내한 류중광 CJ대한통운 홍보팀 과장은 “이번 결과를 접한 뒤 신속하게 입간판을 제작해 입구에 배치했다”며 “입간판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접한 대다수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높아졌다’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실 이번 선정 과정에선 눈여겨 볼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 있었다. CJ는 올해 ‘세상을 바꾸는 기업’ 선정과정에서 주요 계열사가 진행하고 있는 CSV 활동 중 3개를 골라 미국 포춘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그 중 실버택배 서비스는 그룹 차원에서 선택한 가장 낮은 3순위였다는 것이다(1순위는 친환경 바이오 산업, 2순위는 유네스코 소녀교육 지원 프로젝트였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차에 날아든 실버택배 선정 소식이라 CJ대한통운에겐 그야말로 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면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가 생각하는 실버택배의 선정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실버택배는 이미 이전부터 주요 글로벌 매체로부터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더 뉴 올드(The new old)’라는 제목의 스페셜 리포트에서 저희 실버택배를 소개했고, 일본 공영방송 NHK도 직접 한국에 와서 실버택배를 취재해갔습니다. 유엔 산하 전문 기구인 UNGC가 발간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 사례집에도 우수 사례로 수록됐죠. 인구 고령화가 글로벌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저희 모델이 새로운 해결 방안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도 현재의 실버택배 모델에 안주하지 않고 발달장애인이나 저소득층 등 일자리 취약계층으로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저희의 계획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는 같아 매우 뿌듯하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실버택배 서비스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실버택배는 일반 택배차량이 진입하기 어렵거나 택배기사가 배달하기 힘든 아파트 단지 내부 및 주택단지 인근을 지역에 사는 시니어 배송원이 직접 집·배송하는 택배서비스다. 주요 지역에 마련된 배송거점을 기준으로 반경 1~2km 이내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시니어 배송원 1명 당 하루 평균 40~50박스의 택배를 배송하고 있다. 시니어 배송원의 체력적 부담을 줄이고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친환경 전동물류장비도 제공하고 있다. 물론 각 거점에는 시니어 배송원의 작업편의 및 휴식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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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대한통운 시니어 배송원이 친환경 전동장비를 타고 배송을  하고 있는 모습.CJ 대한통운 시니어 배송원이 친환경 전동장비를 타고 배송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 해운대 지역에서 시작된 실버택배는 현재 서울, 인천, 전남 등 전국 160여 개 거점에 약 1,300여 명의 시니어 배송원이 있을 정도로 그 사업범위가 확장됐다. 박근대 대표는 말한다. “실버택배는 일자리 창출, 친환경, 지역사회 기여라는 저희의 3대 핵심 가치에 회사의 본업인 물류를 더한 새로운 CSV 모델입니다.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와 ‘시니어 일자리 창출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본격적으로 실버택배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죠. 이후 시니어클럽,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체계적인 인력 운영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기업·지방자치단체·국가기관이 삼각 협업으로 실버택배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해왔습니다. 최근 실버택배가 점차 활성화되면서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가져왔던 지자체들의 문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SH공사, 국내 최대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습니다.”

실버택배 서비스에 대한 박근태 대표의 애착은 각별하다. CJ대한통운 임직원 뿐만 아니라 그룹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박 대표의 지원과 관심이 없었다면 실버택배 서비스가 지금처럼 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CSV 모델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박 대표는 그 동안 직접 주요 도시의 실버택배 거점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더 나은 발전 방향을 모색해왔다. CJ중국 대표를 겸하고 있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박 대표는 현장에서 만나는 시니어 배송원들의 긍정적인 기운에 오히려 힘을 얻고 있다. 박근태 대표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함을 느끼면서 오히려 제가 먼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게 된다”며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시니어 배송원들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는 소통의 시간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버택배는 사회적 공유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시작된 CSV 활동이다. 그러나 CSV는 매출 증대, 해외시장 진출 가속화 등 부가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시너지 창출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도 이 같은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세계를 바꾸는 기업’ 선정을 발판으로 실버택배의 세계화, 나아가 회사의 글로벌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근태 대표는 말한다. “내년에 열리는 유엔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 저희 실버택배 서비스를 ‘우수 사례’로 발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론 태국, 말레이시아 등 현지 택배 시장에 진출한 국가를 대상으로 실버택배 시스템을 이식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요. 실버택배가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확대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과정에서 이번 포춘의 ‘세상을 바꾸는 기업’ 선정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평소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해왔다. 박근태 대표 역시 오너의 경영철학에 발맞춰 실버택배 서비스의 고도화와 확산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특히 CJ대한통운의 물류역량을 100% 활용해 다양하면서도 차별화된 새로운 CSV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전개해나갈 생각이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서울교통공사와 지하 - 지상을 연계하는 도심물류시스템의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운송수단인 지하철을 이용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물류시스템을 연구·개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지상 최대 물류 인프라를 갖춘 CJ대한통운과 지하 최대 인프라를 가진 서울교통공사가 힘을 합쳐 최고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시니어 계층을 지하철에서 물건을 내리는 인력과 지상으로 올라온 화물을 근처 가정으로 배송하는 인력으로 고용해, 이를 기반으로 실버택배 인원을 최대 3,00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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