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노르웨이의 나무] 장작패기로 엿보는 '휘게 라이프'

■라르스 뮈팅 지음, 열린책들 펴냄





북유럽 스타일이 인기라더니 노르웨이 나무로 장작 패는 법까지 책으로 나오나 싶어 당혹스러웠다. 한국에서 노르웨이 나무를 어찌 구하며, 북유럽 스타일로 벽난로를 때려면 어디서부터 바꿔야 한다는 말인가.


그러나 ‘경험상 장작패기는 개인적 작업이다’라고 시작해 ‘장작불은 단순한 열기가 아니다’고 하는 책은 문화의 틈새를 파고든다. 은퇴자인 이웃 할아버지는 폐가 안 좋아 쌕쌕거리면서도 장작을 패고 쌓으며 갓 벤 나무특유의 냄새와 풍족한 장작더미의 안도감, 벽난로 앞 따뜻한 시간에 대한 즐거운 상상들을 음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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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북유럽 스타일로 장작을 패고 쌓고 말리는 법’이라는 부제가 무색하지 않게 벌목기법부터 나무의 특징, 관련 연장에 대한 장단점 소개는 물론 땔감으로 적합하게 건조시키는 법과 안정적으로 쌓는 법 등 실용서의 본분에 충실하다. 노르웨이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저자가 2011년 쓴 이 책은 19개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에서 63만부 이상 팔렸다. 저자가 밝힌 책의 주 관심사는 ‘방법’이지만 읽은 후 깨닫게 되는 것은 ‘태도’다. 아마도 그가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면 장작이 아니라 수십 포기씩 담아 땅에 묻어 저장하는 김장김치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을까. 1만5,8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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