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3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 항암신약 ‘올리타(성분 올무티닙)’이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게도 치료 효과가 있다는 진전된 글로벌 2상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임상 3상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중증 폐암 환자들의 치료 기대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19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박근칠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세션(ESMO Asia)에서 뇌 전이가 있는 환자를 포함해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에서 올리타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이 9.4개월로 나타난 연구결과를 공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에 발표된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은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 호주, 미국 등 10개국의 68개 연구기관에서 진행됐다. 무진행 생존 기간은 시험약의 첫 투여일부터 객관적인 종양진행 혹은 사망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 전이가 있는 환자를 포함해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에 대한 올리타의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OS)은 각각 9.4개월과 19.7개월로 나타났다. 전체 162명의 환자 중에는 임상시험 등록 시점에 뇌 전이가 있는 환자 83명(51.2%)이 포함됐으며 뇌 전이가 있는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의 PFS가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뇌 전이가 있는 환자군에 대해서도 올리타의 치료가 유효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 교수는 “올무티닙이 뇌 전이 환자를 포함한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라며 “항암신약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인 PFS에서 진전된 결과를 도출함에 따라 올무티닙이 3세대 폐암신약으로 평가받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올리타는 탁월한 항암 효과로 인해 임상 2상을 마친 상태에서 조건부 판매 허가를 받아 지난 15일부터 보험 급여 대상이 됐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월 투약비용 환자부담이 비급여 투여 때의 약 750만원에서 7만5,000원 수준으로 대폭 낮아졌다. 다만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가 검증이 되지 않아 투약에 제한을 받았으나 이번에 진전된 임상 결과가 나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경쟁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도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평가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혁신치료제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