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비서실 위상 바뀌나

9년 만에 분기보고서에 명기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될 수도

현대자동차가 9년 만에 비서실 역할을 대폭 확대·강화한다. 기획조정실 업무를 비서실이 맡고 지배구조 개편 전반을 관장하는 등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이 강화되고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도 빨라질 것이란 해석이다. 현대차(005380) 관계자는 “조직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담당 업무만 세분화 한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현대차의 3·4분기 보고서 내 미등기 임원의 담당 업무에는 비서실이 추가됐다. 대신 그룹 내 핵심 역할을 했던 ‘기획조정실’ 명칭은 사라졌다.


현대차에서 비서실은 지난 9년간 거의 부각 되지 않았다.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이 2008년 상무로 비서실장을 지냈던 것을 마지막으로 분기 및 사업보고서에 별도 실로 등장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동안 비서실은 기획조정실 내 총원 3명 정도의 소규모 지원 조직으로 특별한 기능이 없었다. 기조실은 정책 개발·대관·해외정책·감사·인재 개발 등 그룹의 핵심 업무를 담당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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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비서실의 등장을 두고 현대차의 국내 조직 개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기획조정실이 맡았던 업무를 확대 개편하기 위해 명칭을 바꾼 것이란 것. 실제로 비서실을 관장하는 부회장은 법무까지 추가로 맡으면서 승계 문제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까지 총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을 본격화해야 하고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상황에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비서실 강화 외에도 노무 총괄 부회장이었던 윤여철 부회장의 업무를 정책개발담당으로 변경했다. 또 연구소 쪽에서는 권문식 부회장이 기존 연구개발본부장 외에 연구개발(R&D) 기획·인사 외에 원가 담당 부회장도 겸임하게 됐다. 10월 말 해외 권역별 자율경영을 핵심으로 한 글로벌 조직개편을 발표할 당시 해외뿐 아니라 국내 조직도 명칭 변경 등의 변화를 꾀한 것이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비서실 신설로 현 정부에서 요구하는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관련 업무가 동시에 급물살을 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비서실이 신설되거나 조직에 특별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담당 업무를 세분화해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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