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전남 순천시 도사동 일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인 H5N6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13일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17일 발표한 바 있다.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올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전남도도 검출된 H5형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판명되면서 21일부터 순천만을 폐쇄할 방침이다. 이외에 충남(아산·천안), 경기(안성), 전북(군산)에서도 야생조류 분변 등에서 H5형 항원이 확인돼 AI 확산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AI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류의 이동을 중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AI 발생상황 및 조치계획을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20일 0시를 기점으로 AI 경보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고 전국 가금류 농장 등에 48시간 이동중지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전북 고창 농장에 대해서는 14일간 이동을 제한하고 임상 예찰, 분변 정밀검사 등이 시행되며 관련 사료 공장과 전통시장도 세척·소독과 함께 7일간 차량·사람의 이동을 통제할 방침이다. 또 AI 방역대책본부를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하고 모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된다.
당국의 방역 노력에도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AI는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체계 바깥에 있는 철새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됨에 따라 AI 확산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당국은 AI가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까지 번지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강원도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주변 지역에 소규모 농가가 특히 (감염)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수매해 처분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강원도에서 AI가 발생한 경우 강원도로의 살아 있는 닭 등 모든 가금류 반입을 중지해달라고 건의한 뒤 법적 검토를 거쳐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