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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실종2’ 티아라 함은정 “제대로 된 배우 되려면 아직 멀었죠”

“아직은 돌도 안 지난 기저귀 찬 아이 같은 느낌이랄까. 배우라고 말하긴 그래요. 양말을 혼자 신고, 하나 하나 옷을 스스로 입는 배우가 되려면 얼었죠. 아직은 ‘배우’에 대해 알아가는 단계입니다. ”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실종2’ 인터뷰에서 걸그룹 티아라 은정이 배우의 내실을 천천히 다져가고 싶은 바람을 밝혔다.

배우 은정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은정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조성규 감독의 영화 ‘실종2’는 취직만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암울한 20대 선영(함은정)이 산이라는 공간에서 송헌(이원종)과 아진(서준영)을 우연히 만나 서로의 범행을 목격하면서 쫓고 쫓기는 생존 게임을 벌이는 스릴러다.

2011년 ‘화이트:저주의 멜로디’ 이후 무려 6년 만의 스크린 나들이다.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액션연기를 선보인 함은정은 산 속에서 온몸을 던지는 추격 씬 들과 격투 씬 들을 연기해 배우 함은정으로 다시 태어났다.

함은정은 선영이란 인물의 정당성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우연치 않게 사건에 휘말리며 숨겨진 악이 드러나게 되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은정은 “보통사람보다 강인해 보이는 인물이다. 축척된 불행으로 악에 받친 억울한 부분들이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극중 ‘선영’과 은정이 닮은 점이라면 삶을 개척하면서 사는 인물이라는 점. 그렇기에 은정은 “환경은 다르지만 선영의 마음이 조금씩 이해가 됐고, 공감대를 키워나갔다”고 전했다.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는 저예산 영화 작업은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웠다고 한다. “저예산 영화가 가진 코드가 그 나름대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상업영화, 저예산 영화 양쪽을 연기해 볼 수 있는 행운을 경험했다. 실제 현장에선 그날 그날 현장 분위기와 상황 , 놓여진 인물에 따라 순발력 있게 가미되는 게 있었다.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현장 분위기는 확실히 좋았던 것 같다.”



1995년 리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후, 2004년 대하드라마 ‘토지’에 출연한 아역배우이기도 한 함은정은 연기 경력을 아역시절부터 카운트해서 수치화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스스로는 성인으로 성장한 후 하게 된 작품인 표민수 PD가 연출한 2010년 ‘커피하우스’부터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역을 한 걸 지우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다. 저에게 자양분이 된 게 사실이니까. 아마 그 시절이 없었다면, 이런 주인공 자리가 얼마나 큰 자리이고 책임감이 있는 자리인지 빨리 못 깨달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 때 봤던 게 있어서, 조금 더 빨리 느끼는 것 같다. 아이돌 가수란 점이 배우 활동에 확실히 혜택을 봤다고 느끼게 한 점이 있다. 대중적인 인지도에 따라서 캐스팅에 플러스로 적용된 게 사실이니까”

배우 은정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은정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함은정은 어떤 경우에도 후회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했다. “후회할 수 있는 일이 생겨도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은정은 ”가수 하길 정말 잘했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다시 직업을 선택하라고 해도 ‘가수’란 직업을 다시 선택 할 것 같다. 애착이 크다. 배우 역시 너무 매력적인 직업이죠. 경험을 안 해본 역할이 많아 더 많이 꾸준히 하고 싶다. 연예인이란 게 단순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자리가 아닌, 무언인가를 대표하거나 선도하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게 매력적이다. 신중하게 살아야 하고, 함부로 살아선 안 되지 않나. 그런 일에 열정을 쏟아 붓는 게 매력이지 않을까.”

‘실종2’의 원제는 ‘악의 꽃’이었다. 함은정이 바라본 ‘실종2’는 ‘잡초들’이란 제목을 떠올리게 한 영화였다. 부제는 ‘어디에나 있는 잡초들’이다. 한참 곰곰이 생각하던 은정은 “굉장한데요. 그걸로 부제를 달아주세요”라고 말하며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저희 영화 세명의 인물들이 다 잡초 같아요. 그런데 잡초 중에도 꽃 피는 아이가 있나요? 어딘가에 있겠죠. 잡초도 꽃이 피었으면 좋겠네요. 저에게 잡초 같다고 말하시기도 하던데, 전 선영이란 인물을 ‘잡초’로 이해했어요. 저희 영화 ‘실종2’가 스쳐지나가면서 놓쳤던 부분들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하고, 조금 더 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킬링타임용 영화는 아니란 건 확실하니까요.”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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