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진짜 용기란 무엇일까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





국어사전에서 ‘용기(勇氣)’의 뜻을 찾아봤다.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라고 나와 있다. 역사적 사례를 살펴봐도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비관적인 상황에서 뜻을 굽히거나 꺾지 않고 성취를 이뤄낸 인물들의 원동력은 용기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 씩씩하고 굳센 기운인 용기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35년간 위스키라는 한 분야에 종사하며 가짜 양주를 방지하기 위해 고안한 ‘임페리얼 위조방지 캡’을 처음으로 장착했을 때, 또 무색 병의 40도 위스키가 주류인 상황에서 파란 병에 40도 미만의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를 출시했을 때 많은 반대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럼에도 대범하게 밀어붙여 성공시킨 용기의 원동력을 궁금해한다.


나는 진짜 용기란 통찰력도 아니고 대범함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교육학자인 존 A 셰드는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하다. 그러나 배는 항구에 묶어두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항구를 떠난 배가 바다로 향해 자기 목적과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치밀한 계획이 준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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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용기는 바다로 떠나겠다는 마음보다 거센 파도에 맞서 끝까지 난파되지 않고 목적지에 다다르게 만드는 계획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 많은 경험과 지식으로 어떤 경우, 어떤 상황에서도 좌초하지 않겠다는 치밀한 계획을 갖고 과감하게 시동을 걸고 항해에 나서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Something is better than nothing). 사실 혁신적인 제품에 대해 사전에 성공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어떤 일이라도 어쩌면 안 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해봐야 한다.

경제학자 톰 피터스는 그의 저서 ‘초우량 기업의 조건’에서 말하기를 초우량 기업의 특성 중 하나는 ‘행동하려는 성향’이라면서 실행을 강조했다. 시장 장악과 선도에 대한 회의를 수없이 반복해봐도, 또 수백 페이지가 넘는 보고서를 작성해 품질과 서비스 기준에 대한 구호를 확정한다고 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남들이 비현실적이라고 하든 말든 자기 자신이 믿는 치밀한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자가 눈앞에 있을 때보다 사람을 더 두렵게 만드는 것은 멀리서 들려오는 사자의 포효라고 한다. 우리는 어쩌면 능력이 아닌 용기를 잃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고 누군가 말했다. 그러나 무모함이 아니라 사자에게 위해를 당하지 않을 치밀한 계획이 있다면 눈앞의 사자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생의 정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 결국 치밀한 계획과 과감히 실행하는 의지가 진정한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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