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초보 아빠기자의 '공감육아'] 태아와 엄마의 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할까

<3> 건강 도우미 '영양제'

엽산, 임신 전부터 부부가 함께 먹고

철분은 임신 16주부터 꾸준히 섭취를

유산균·오메가3·칼슘·비타민D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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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들어섰단 얘기를 듣고선 한 가지 죄책감이 들었다. 임신 몇 달 전 아내와 함께 엽산제를 구입해 함께 먹기로 했었는데 한동안 엽산제 복용을 걸렀기 때문이다. 임신 두세 달 전부턴 꼭 챙겨 먹어야 한다고 주변에서 그렇게나 강조했었는데…. 이미 내 몸에서 정자는 떠났으니 더 이상 엽산을 열심히 챙겨 먹는다고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저 엄마의 뱃속에서 건강히 자라길 바랄 수밖에.


수용성 비타민 B군 중 하나인 엽산(비타민 B9)은 임신 한 달 이내 태아의 뇌신경과 척추 신경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임산부의 엽산 섭취량이 부족하면 빈혈·유산·태반박리·저체중아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엽산을 챙겨 먹으면 심혈관·비뇨기계 기형이나 구순구개열(입술·잇몸·입천장이 갈라진 기형)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남성의 몸에 엽산이 부족하면 정자의 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 또 엽산은 비정상적인 정자의 수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따라서 엽산은 임신 전 3개월부터 엄마와 아빠가 충분히 보충해줘야 하며, 엄마의 경우 임신 후 12주가 될 때까지 매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엽산을 섭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시중에서 엽산제를 사먹는 것이다. 음식의 경우 조리과정에서 엽산이 상당 부분 손실되기 때문에 음식만으로 필요한 양의 엽산을 섭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일과 시금치 등 천연 엽산을 섭취하려 할 경우 생으로 먹어야 효과가 더 좋다고 한다. 채소 특유의 풋내가 거북할 경우 사과 같은 과일과 함께 갈아 주스처럼 마시면 무리 없이 천연 엽산을 복용할 수 있다.

엽산과 더불어 임산부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는 철분이다. 아내가 임신 19주 당시 출근길에 어지럼증을 느끼며 지하철에서 쓰러진 적이 있었다. 붐비는 객차 안에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지도 못 한 채 서 있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치지는 않았지만 일시적인 임신성 저혈압이란다.

아내가 매일 챙겨 먹는 영양제들. 왼쪽부터 유산균, 철분, 오메가3, 칼슘, 비타민D. 섭취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침 공복에 유산균, 점심식사 직후 철분제와 오메가3, 저녁식사 직후 칼슘과 비타민D를 먹고 있다.아내가 매일 챙겨 먹는 영양제들. 왼쪽부터 유산균, 철분, 오메가3, 칼슘, 비타민D. 섭취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침 공복에 유산균, 점심식사 직후 철분제와 오메가3, 저녁식사 직후 칼슘과 비타민D를 먹고 있다.



임신을 하면 자궁이 커지고 태반의 혈관이 늘어나면서 혈액량이 임신 전보다 40% 이상 증가한다. 이 혈액은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태아가 자신의 혈액을 만들기 위해 많은 양의 철분을 모체로부터 가져간다.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또한 쉽게 피로를 느끼고 식욕이 떨어지며 피부가 창백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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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임산부는 평소에 철분을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철분제는 임신 16주부터 출산 후 3개월까지 섭취하는 것이 좋다. 1일 권장량은 24mg 이상이면 된다. 철분은 식전에 섭취해야 흡수가 가장 잘 되지만 공복에 먹을 경우 속이 메슥거릴 수 있어 식후 바로 복용해도 괜찮다.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C가 들어있는 오렌지 주스 등과 함께 먹으면 더 좋다. 식품으로 보충할 경우 붉은 살코기와 간·닭고기 등의 육류와 생선, 콩 등이 대표적이다.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할 철분제를 먹다 보면 변비에 쉽게 노출된다. 특히 임신 6개월을 넘어서면 태아의 성장으로 자궁이 커지면서 장이 압박을 받아 변비가 더 악화되기 쉽다. 이러한 변비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규칙적인 식사와 풍부한 섬유질을 섭취해야 한다, 또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도 변비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하루 8잔 정도의 물을 마실 것을 권장한다. 이와 더불어 임산부용 프로아이오틱스 유산균을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유산균은 장내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을 증식시켜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원활한 배변활동에 도움을 준다.

또한 임산부 몸속의 유익균은 출산 시 산도를 통해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유산균 섭취를 통해 장내 좋은 균이 많이 증식되면 아기에게 보다 많은 유익균을 물려줄 수 있다. 유산균은 공복에 먹는 것이 좋은데, 아침에 물 한 잔으로 위산을 희석시킨 후 복용하면 장에 최대한 많은 유산균이 살아갈 수 있다.

이외에 아이의 지능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DHA가 함유된 오메가3, 임산부와 태아의 뼈 건강을 지키는 칼슘,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D도 함께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D는 궁합(?)이 좋아 함께 먹으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산부 둘 중 한 명은 한 끼 이상 굶는다고 한다. 특히 아침을 대부분 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 에너지 섭취가 부족할 경우 체중이 정상적으로 증가하지 않아,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중 저체중아(2.5kg 미만) 비중이 1996년 3.09%에서 지난해 5.87%로 1.8배 늘어났다. 앞서 말한 영양제들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좋지만 ‘삼시세끼’ 챙겨 먹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태어날 아이와 아내의 건강을 위해서 오늘도 앞치마를 꺼내본다.

slypdh@sedaily.com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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