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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외국계IB 한마디에 주가 출렁 이유는

외국계IB 국내 기업과 이해관계 적어 신뢰↑

외국계IB 규모 크고 거래고객 많아… 보고서 파급력↑

“공매도 물량 많은 외국계IB가 주가 하락 유도” 지적도



[앵커]

외국계 투자은행의 보고서 하나에 우리 증시 상장사의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27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부정적인 보고서에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한 것인데요. 오늘 투데이포커스에서는 우리 증시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입김이 이처럼 강한 이유가 뭔지에 대해 금융증권부 김성훈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지요.

[기자]

네, 미국의 유명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에 대해 부정적인 투자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곧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주가 하락 위험을 경고했고,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낮췄습니다.

보고서가 발간된 후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08%, 금액으로는 14만원 넘게 떨어졌습니다. 외국인이 1,230억원 넘게 팔아치웠고 기관도 2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이면서 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5% 이상 떨어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데요. 이처럼 외국계 투자은행 의견으로 주가가 흔들린 사례가 또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0월 19일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에 대해 ‘해외시장 진출 목표가 과도하다’는 보고서를 내고 목표주가를 당시 주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8만원으로 잡았습니다.

그러자 셀트리온 주가는 하루 만에 8% 넘게 추락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2월과 10월 글로벌 투자은행 UBS·CLSA 등이 부정적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개별 종목이 아닌 우리 경제 전체가 외국계IB 보고서의 영향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전 발표된 모건스탠리의 ‘아시아를 떠나라’ 보고서와 홍콩 페레그린증권이 낸 ‘지금 당장 한국을 떠나라’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달러 대출 만기연장에 악영향을 줬고, 결국 만기를 늘리지 못한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습니다.

[앵커]


국내 상장사 상황은 국내 증권사들이 훨씬 잘 알 것 같은데 외국계 투자은행의 입김이 이처럼 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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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네 외국계 투자은행의 경우 국내 기업과의 이해관계가 적기 때문에 더 객관적인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와 신뢰가 높은 것인데요.

실제로 국내 증권사 보고서는 매수 일색인 데에 비해 외국계 투자은행의 보고서에는 매도 의견이나 부정적인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경우 규모가 크고 세계적으로 거래고객이 많다는 점도 보고서의 파급력을 키우는 원인이 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오늘 기준 53%가 넘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를 받아보기가 쉽지 않아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증권사 리포트는 해외에서 파급력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외국계 투자은행이 고의로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다는 주장도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물량을 많이 갖고 있는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부정적 보고서로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공매도의 특성 때문인데요.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다음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기법입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의 고의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매수의견을 낸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 개별 종목에 대한 평가는 잘 내지 않는 모건스탠리가 부정적 전망을 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333만 5,000원인데 비해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280만원으로 50만원 넘게 차이가 납니다.

모건스탠리가 보고서를 발표한 27일 삼성전자 공매도 거래대금도 전거래일의 6배가 넘는 253억원에 달했습니다.

모건스탠리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투자은행은 단순히 창구 역할”이라며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계 증권사와 공매도와의 관련성을 연결짓는 건 무리”라며 “하지만 외국계 IB 보고서 하나에 출렁이는 국내 증시의 취약점과 국내 증권사 보고서에 대한 낮은 신뢰도 문제는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우리 증시 상장사들이 외국계 투자은행의 보고서 하나에 크게 출렁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김성훈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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