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유가 상승에...진에어 투자자 고민 깊어지네

8일 상장 앞두고 찬물 우려

LCC 치킨게임 벌어질 수도

0715A21 항공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연장 결정에 국제유가가 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마지막 상장 대어로 꼽히는 진에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가 상승은 항공사 실적에 직격탄인 만큼 8일 증시 데뷔를 앞둔 진에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주항공(089590)은 전 거래일 대비 1.25%(450원) 하락한 3만5,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OPEC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원유 감산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한 후 5일 주가가 정체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3거래일 동안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모회사인 티웨이홀딩스(004870) 주가도 7.34% 빠졌다. OPEC 감산 연장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유류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저비용항공사(LCC) 주가에 악재가 된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OPEC 감산 합의 전까지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최근 60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OPEC의 이번 감산 연장 조치로 내년 국제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같은 LCC인 진에어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상장 직전 닥친 악재에 시름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일인 8일까지 국제유가의 상승 탄력이 세질 경우 증시 데뷔 당일 수요가 급감해 시초가가 공모가(3만1,800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진에어 입장에서 상장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기업가치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초래할 중장기 실적 둔화도 진에어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진에어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 3·4분기 영업이익이 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했다. 유가가 더 오르면 최악의 경우 내년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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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내년 LCC 업계의 치킨게임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감소해 다른 비용을 절감하는 능력과 부가매출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항공주 내에서 아웃퍼폼 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유가 상승이 항공사들의 구조조정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LCC 업체들이 헤지 수단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국제유가 상승에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구매력이 제한적인 LCC가 받는 충격이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등 대형사보다 더 클 것으로 본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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