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 본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2012년 12월 17일 사장에 취임한 뒤 생전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시련을 겪었지만 한전의 힘과 화력으로 기적을 만들었다”며 기적을 일궈냈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남은 직원들을 격려했다.
조 사장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에서 뉴젠 사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기술로 제압했다는 것은 정말 가슴 벅찬 사건”이라며 “원전수출 사업에도 청사진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잘 준비해서 앞으로 있을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우리가 계속 이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사장은 취임 후 지역주민과의 전력설비 건설 갈등, 전력난, 적자투성이 회사, 준비 안 된 세계에너지총회, 나주로 본사 이전 등을 어려웠던 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모든 게 하나도 쉬운 게 없었다”며 “내가 무엇 때문에 한전에 와서 이 모든 짐을 짊어져야 하는지 하는 생각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노조간부들이 솔선수범해 갈등 현장에서 불침번을 서는 등 주민과 대화를 시도해 끝까지 소통하고 결국 그 어려운 것을 타결했다”며 “전력난도 어마어마했지만 절전 파도타기 국민이벤트를 한 것이 기적을 불러일으켜 치솟던 전력수요가 꺾였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번 사퇴가 본인의 의지였다는 점을 드러냈다. 그는 “3개월을 할지 길어야 5개월을 할지 모른다던 사장이 이제는 하나의 시대를 여는 사장이 됐다”며 “5년에서 8일 빠지는 1천817일을 근무했다”며 자신의 사퇴 압력설을 사실상 부인했다. 그러면서 조 사장은 “우리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고 타업종과도 경쟁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정책에도 맞춰가야 한다. 쉽지 않지만 한전이 가야 할 길인만큼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재임 기간 가장 잘한 일로는 ‘휴가 장려’를 한 점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여름철 휴가 때 휴가 잘라먹은 상사는 삼대가 저주를 받을 것이다’라고 이메일을 쓴 것이 제일 잘한 점이라며 “그 후로는 새로운 휴가문화가 많이 정착되지 않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