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유독 장르물이 많은 사랑을 받은 한해였다. 이 같은 장르극을 가장 사랑한 방송사는 바로 SBS이다. 올 한해 평일 오후 10시에 편성된 SBS 드라마 중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 바로 ‘피고인’과 ‘귓속말’로, 이 두 드라마 모두 로맨스보다는 추리와 액션 등이 앞서는 ‘장르물’이었던 것이다.
이는 다른 방송사에서도 동일했다. KBS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장르물’이었던 것이다. 최근 종영한 ‘매드독’의 경우 ‘보험사기’라는 새로운 장르물을 선보이며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다.
‘장르물의 명가’로 불리는 OCN 오리지널 드라마의 제작이 활발해진 것 또한 다양한 장르물의 제작을 탄생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하게 법원이나 경찰서를 배경으로 추적을 벌이는 것이 아닌, 소재와 장소를 다양하게 만든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OCN에서 선보인 ‘구해줘’의 경우 국내 최초로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삼으면서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었다.
장르물이 선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로맨틱코미디 또는 멜로물들이 예전에 비해 대중의 관심을 많이 모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로맨틱 코미디로서 드물게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갖춘 로맨틱코미디 장르물이 있다. 바로 ‘쌈 마이웨이’와 ‘고백부부‘ 등이 그 주인공이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전개를 펼쳐나간 ’쌈 마이웨이‘와 ’고백부부‘는 이후 작품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다. 특히 최약체 드라마로 꼽히기도 했었던 ’고백부부‘의 경우 4.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했지만 이후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 냈고, 급기야 로맨틱코미디와는 별개로 최종회에서 7,3%를 돌파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사전제작 드라마의 굴욕 또한 2017년 드라마의 특성 중 하나였다. 제2의 ‘태양의 후예’를 꿈꾸며 많은 드라마들이 사전제작 형태로 만들어졌다. 올해만 해도 SBS ‘사임당, 빛의 일기’ ‘엽기적인 그녀’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 작품들이 안방극장을 찾았다. 방송 전까지 2017년 기대작으로 꼽힐 정도로 관심을 모았던 사전제작 드라마였지만, 정작 뚜껑을 여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사전제작의 가장 큰 장점은 시청자들이 전하는 피드백을 적용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나마 ‘비밀의 숲’이 호평을 받으면서 새로운 사전제작드라마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사전제작 드라마에 비해 빨리 선보인 ‘비밀의 숲’은 흠 잡을 곳 없는 탄탄한 극본과 영화 같은 퀄리티로 안방극장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2017년 드라마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지상파 드라마들이 중간광고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엄밀하게 말해 지상파는 아직 중간광고를 도입한 것이 아니다. 유사 중간광고로 이해되는 프리미엄CM(PCM)이 도입됐을 뿐이다.
PCM은 1시간 이상 분량의 프로그램을 절반씩 쪼개 1·2부로 방송하고 그사이에 1분간 광고를 내보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제일 먼저 PCM을 도입한 지상파는 SBS였다. 지난해 12월 SBS는 ‘K팝스타6’을 기존 85~90분에서 105~110분으로 확대 편성하는 이를 1,2부로 나누면서 지상파에 사실상 PCM을 도입시켰다.
드라마에서 처음 PCM이 적용된 드라마는 ‘군주’와 ‘수상한 파트너’로, 과거 약 70분에 달했던 드라마 1회 분량을 35분으로 쪼개 1, 2회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1부에서 2부로 넘어가는 사이, 1분가량의 유사 중간광고가 붙이고 있다.
이 같은 유사중간광고에 대해 대중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케이블 드라마 덕에 중간광고가 낯설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은 “TV를 보는데 중간광고 때문에 흐름이 끊긴다”는 평도 적지 않게 이어지고 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