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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나문희, ‘올해의 여성영화인상’까지 6관왕이 보여준 의미

그 누가 예상했을까. 77세 배우 나문희가 연기인생 56년 만에 연말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배우 나문희 /사진=서경스타 DB배우 나문희 /사진=서경스타 DB





나문희가 12일 개최하는 ‘2017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에서 대상을 수상한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를 통해 보여준 명연기 덕분이다.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이 더욱 의미 있는 건, 영화계 전반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동료 여성영화인들이 선정하고 수여하는 상이라는 점에서다.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은 영화제작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영화의 질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여성영화인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나옥분 역할을 맡아 영어로 미국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일본의 만행을 증언했다.


지금까지도 일본은 당시 가해 사실을 인정하거나 제대로 된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 이와 동시에 한 해에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생존자 수는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 지금은 피해자 중 단 33명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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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렵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는 영화 자체로도 큰 의미를 지니는데, 나문희의 호소력 짙은 연기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나문희는 구청에 수시로 민원 접수를 하는 꼬장꼬장한 성격부터 과거의 억울함을 토로하기 위해 영어 공부에 매진, 미 청문회에서 속 시원히 권리를 주장하는 모습까지 다양하게 보여주며 실제 여성 인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에 큰 힘을 실었다.

이 같은 의미 있는 연기에 올해 영화제에서는 나문희에게 영광의 손을 들어줬다.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로 제1회 더서울어워즈, 제37회 한국영화편론가협회상, 제38회 청룡영화상, 제17회 디렉터스컷어워즈, 제4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그리고 제18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까지 무려 6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나문희는 노년 배우도 얼마든지 스펙트럼을 확장시켜 연기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줬다. 아직까지도 영화계에서 여배우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누군가의 엄마, 할머니로 역할이 한정지어질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 어떠한 변주를 주느냐에 따라 의미는 훨씬 다양해질 수 있겠다.

나문희는 최근 청룡영화상 수상 소감으로 “친구들 할머니들, 제가 이렇게 상 받았다. 열심히 해서 여러분들도 그 자리에서 상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년에도 얼마든지 꿈꿀 수 있으며,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나문희의 의지가 앞으로 선보일 그의 연기를 기대케 한다.

한편 올해의 여성영화인 시상식은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제작자, 감독상, 다큐멘터리상, 각본상, 연기상, 신인연기상, 기술상, 홍보마케팅상까지 시상이 진행된다. 12일 오후 7시 30분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개최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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