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고영(098460)은 산업용 3차원(3D) 검사장비 전문기업이다. 고영은 자동차 전장과 모바일·통신 등 미래 기반산업을 전방산업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 자주 언급된다. 실제 고영은 외국인투자가가 많이 찾는 종목이기도 하다. 정부가 혁신 창업 생태계 마련 차원에서 코스닥 중심의 자본시장 정책을 편다고 공언한 만큼 고영은 ‘코스닥 활황기’에 더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고영의 주가는 올해 1월2일 4만5,100원에서 14일 8만6,6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투자가가 꾸준히 매수하는 종목이라는 점이다. 올해 외국인은 총 931억원어치의 고영 주식을 사들였다. 셀트리온이나 CJ E&M, 휴젤, 서울반도체 등 코스닥 대표 실적주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외국인투자가의 이 같은 ‘러브콜’은 역시 탄탄한 실적과 성장 전망 때문이다. 고영은 회로기판 위의 부품에 납 도포를 검사하는 3D 납도포검사기(SPI), 반도체 소자와 부품의 실장을 최종 검사하는 3D 자동광학검사(AOI) 장비를 생산한다. 무엇보다 세계 최초로 3D 기술을 기반으로 이 같은 검사장비를 개발했다. 선도기술을 보유한 만큼 시장점유율도 높아 납도포검사기는 53%, 자동광학검사는 40%(각각 지난해 기준)다.
전방산업별 매출 비중도 안정적이다. 자동차 전장이 31.9%, 산업·군수·의료 18.8%, 컴퓨터·통신 17.6%, 모바일 17.4% 등이다. 각 산업은 최근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하며 전자장비의 사용빈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 팀장은 “전방시장이 이처럼 다각화돼 있고 시장별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올해 4·4분기부터는 또 다른 기술 적용 분야인 ‘가공을 마친 제품 외관 검사장비’ 부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영은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6월 로보글로벌(Robo Global)의 ‘로보틱스·자동화 인덱스’에 국내 기업 최초로 편입됐다. 해당 인덱스는 전 세계 15개국, 13개 섹터에서 로보틱스·산업자동화와 관련된 1,000개 기업군에서 선정된 80여개의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수술로봇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을 비롯해 화낙(FANUC), ABB 등 굴지의 산업용 로봇 제조사가 포함됐다.
고영은 전통적인 제조업을 넘어 신규 사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우선 3D 측정 데이터를 스마트팩토리 가설에 활용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분석값을 내놓는 만큼 3D 검사로 축적되거나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데이터를 자동화 공장 가동에 적용할 수 있다.
또 뇌수술 보조 의료로봇 개발 및 승인에 따른 의료기기 분야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신용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미국 의료기관과 협업해 세계 최초의 수출 보조 로봇인 제노-가이드(Xeno-Guide)를 개발했다”며 “신경외과나 이비인후과 같은 미세 수술 영역이 대상이고 수술 전 찍은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에 수술 도구의 위치를 표시하면 자동으로 수술 도구를 삽입할 위치와 자세를 가이드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고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