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유진벨재단 “北 결핵사업 지원 확대 요청… 한국 정부에 기회”

린튼 회장 “이렇게 좋은 기회 본 적 없어… 韓 정부 활용해야”

스티븐 린튼 유진벨재단 회장이 지난달 방북해 유진벨 치료 프로그램 안내 책자를 북한 의료진들에게 분배하고 설명하고 있다. /유진벨재단 제공스티븐 린튼 유진벨재단 회장이 지난달 방북해 유진벨 치료 프로그램 안내 책자를 북한 의료진들에게 분배하고 설명하고 있다. /유진벨재단 제공




북한이 대북제재로 인한 인도적 지원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한국 사회와 정부에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고 민간 대북지원단체인 유진벨재단이 14일 밝혔다. 북한이 재단에 사업을 확대해달라는 요청을 한 적은 있지만 국제제재를 언급하고 ‘서부지역의 환자 3,000명 치료 지원’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준 것은 처음이다.


유진벨재단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기 속의 기회’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내 결핵 환자 치료를 위해 지난달 7~28일 방북한 결과를 발표했다.

재단에 따르면 최동철 북한 보건성 국가결핵통제계획 책임자는 지난달 27일 재단 측에 편지를 보내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 비해 약물이 부족해 결핵이 계속 전파되고 있음에도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치료 물자를 구입하기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특히 3,000명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거론하며 재단이 치료하는 환자 수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스티븐 린튼(한국명 인세반) 유진벨재단 회장은 이날 “북한과 30년 넘게 관계하면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보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가 이 기회를 활용할지가 남은 질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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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희 유진벨재단 사업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일개 NGO에 서부지역의 환자 3,000명을 치료해달라는 것은 굉장히 큰 요청이고 우리 재단에 그만한 예산이 없다는 걸 북한 보건성도 알고 있다”며 “이런 편지를 준 것은 유진벨 재단을 통해 한국사회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장은 북한에 물자를 보내는 육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인도주의적 통로가 한 번 생기면 사람은 못 가도 물건은 더 보낼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는 위기이지만 유진벨재단이나 대북지원을 하려는 단체에는 엄청난 기회일 수 있다”면서 “저희가 어렵게 열어놓은 문을 활용해 인도적 지원을 흘려보낼 수 있다면 북한에 내미는 귀한 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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