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K-9 자주포, 북유럽 설원 달린다

한화지상방산, K-10장갑차 등

노르웨이에 2,452억 규모 수출

국산 K-9 자주포가 독일제를 누르고 노르웨이 육군의 차기 자주포로 21일 선정됐다. 이로써 K-9 자주포는 열사의 사막은 물론 북유럽의 설원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전전후 자주포의 지위를 굳혔다.




국산 K-9 자주포(사진)가 유럽 경쟁기종을 물리치고 노르웨이 육군의 주력 자주포로 선정됐다.

한화그룹 방산계열사인 한화지상방산은 2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국방부에서 K-9 자주포 24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6대를 오는 2020년까지 수출하는 내용의 계약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출 규모는 2,452억원으로 K-9 자주포는 올해만 핀란드(48문), 인도(100문)에 이어 세 번째 수출에 성공했다. 올해 수출계약 규모만 7억2,000만달러. K-9 자주포 수출은 지난 2001년 터키에 처음 수출된 이래 모두 500문가량, 금액으로는 14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국산 지상무기로는 최대 규모다.


K-9 자주포의 노르웨이 수출 성공은 단일계약으로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선진국, 그것도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국가인 핀란드와 노르웨이에서 채택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고 성능으로 알려진 독일제 PzH2000를 제쳤다는 점은 어떤 시장에서든 통할 수 있다는 얘기다. K-9은 군축에 따라 수백대의 PzH2000, 자주포 재고물량을 갖고 있는 독일의 저가공세를 잇따라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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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전천후 성능이 입증됐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온대기후는 물론 인도의 사막, 북유럽의 설원에서도 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막 지형이 많은 지역의 국가에서 시험평가가 좋은 성적으로 완료돼 추가적인 낭보도 기대된다. 후속 군수지원물량까지 합치면 부가가치가 더욱 커진다.

K-9의 잇단 개가에는 숨은 비결도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국내에서 수천대가 생산, 운용돼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었다는 점, 두 번째는 실패가 자양분이 됐다는 점이다. ‘선진국 시장을 뚫자’는 목표 아래 전력을 쏟아부었던 호주 수출상담에서 독일을 누르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호주의 예산 사정으로 결국 무산된 경험을 성공의 디딤돌로 삼았다. 한화는 절차와 진행이 까다로웠던 호주 시장에서의 경험을 하나하나 매뉴얼로 만들어 이후 수출상담에 활용했다. 한화지상방산은 기존 수출국의 추가 발주와 신규 시장 개척까지 합쳐 최대 1,000대가량 수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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