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214320)이 내년 평창올림픽·러시아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미국 기업 인수합병(M&A)을 완료해 북미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한 이노션은 그룹 모회사인 현대·기아차(000270)의 내년 신차 출시 계획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회복이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칠 기업으로 이노션을 꼽았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노션은 전 거래일 대비 1.57%(1,200원) 하락한 7만 5,100원을 기록했다. 최근 연말 조정 장세를 맞아 주가가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5만원선에서 출발한 이노션 주가는 7만원을 훌쩍 넘어 8만원선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노션 주가 상승은 실적 상승이 발판이 됐다. 금융정보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노션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곧 발표될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넘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노션의 수익성 개선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965억원, 1,281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노션의 주가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내년에 열리는 평창올림픽과 러시아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광고회사인 이노션의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005380)와 기아차는 FIFA 공식 협찬사로 러시아월드컵을 신차 마케팅을 위한 무대로 활용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광고사업을 책임지는 이노션이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했다. 내년 초에 치러지는 평창올림픽도 최근 다소 부진했던 이노션의 국내 실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혜 한화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노션이 올해 정치적 이슈와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며 “내년에는 1·4분기에는 평창올림픽으로, 2·4분기에는 러시아월드컵으로 주요 고객사인 모기업을 제외한 비계열 물량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내년 사상 최대 규모인 14종 이상의 신차 출시를 앞둔 점도 이노션에는 호재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70, 코나 전기차, 수소 전기차 등을 내년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싼타페를 필두로 코나·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품군을 강화하며 제네시스는 글로벌 판매가 예정돼 있다. 신차 출시는 필수적으로 광고를 수반하는 만큼 이노션의 실적이 같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승훈 BNK 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신차 출시는 이노션의 실적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한중관계 개선 흐름에 현대차의 중국 사업이 회복되는 점도 이노션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노션은 최근 미국 광고 대행사 데이비드&골리앗(D&G)을 인수해 북미 시장 진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D&G는 지난해 매출액 521억원, 순이익 42억원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실적을 갖춘 광고회사로 앞으로 이노션의 미국 시장 진출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연구원은 “D&G가 북미 현지에서 유니버설스튜디오(미디어), HBO(방송), 잭인더박스(식품) 등 다양한 업종에서 광고물량을 공급해왔다”며 “D&G 인수는 이노션이 현지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아닌 비계열사 광고를 늘리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