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신동빈 회장 1심 집유 선고] 지주사체제 전환 매듭 짓고 글로벌 M&A행보 빨라진다

■실형 면한 신동빈 '뉴롯데' 도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뉴 롯데’가 본격적인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운신의 폭을 제한했던 총수 일가에 대한 경영비리 재판이 일단락되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각종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지난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여전히 순환·상호출자와 50여개 계열사의 지주사 체제 편입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당장 내년 4월까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순환·상호출자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지주사 출범 당시 13개의 고리가 남았지만 최근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가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해 상호출자고리 2개가 없어졌다.

현재 롯데지주에는 ‘롯데지주→롯데지알에스→롯데정보통신→롯데지주’로 이어지는 등의 8개 순환출자고리와 ‘롯데지주→대홍기획→롯데지주’로 이어지는 등의 상호출자고리 3개가 남아 있다. 순환·상호출자고리 해소 과정에서 신 회장이 해당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을 직접 매입하거나 기존에 보유한 주식을 현물 출자해야 한다.


호텔롯데 상장 등 일본 롯데가 보유한 한국 계열사의 지분 정리도 신 회장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이미 결정 난 상황이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탓에 실적이 주춤하면서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호텔롯데의 주가가 너무 빠진 만큼 롯데가 상장 시기를 늦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만큼 상장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도 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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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롯데알미늄·롯데물산·롯데케미칼 등 일본 롯데가 보유한 주력 계열사 지분 정리도 신 회장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몫이다. 롯데 관계자는 “한국 롯데 계열사 내 일본 롯데 지분 처리는 신 회장이 나서지 않고는 어렵다”며 “일본 롯데와의 의견 조율 등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드 보복 영향에서 벗어날 채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사드 보복이 극에 달하던 올 초 신 회장은 검찰 수사와 출국 금지 조처로 대응 시기를 놓쳤다. 이 때문에 지연되고 있는 중국 롯데마트 매각과 선양·청두 복합개발 프로젝트 등은 신 회장이 직접 중국에 가 풀어야 할 과제다.

신 회장은 2004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을 맡은 후 지난해까지 국내외에서 36건의 인수합병(M&A)을 주도했다. 그 결과 롯데그룹 매출은 2004년 23조원에서 지난해 92조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경영비리와 최순실 게이트 등에 연루되면서 최근 굵직한 투자는 자취를 감췄다. 실제로 지난해 경영비리 수사를 받으면서 미국의 화학기업 엑시올사를 인수할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이 제안한 ‘신브릭스(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등 글로벌 경영도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는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후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한 기업”이라며 “만약 신 회장이 실형을 받았다면 롯데그룹의 적극적인 투자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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