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에서 배우로. 걸그룹 포미닛 출신 남지현이 배우 손지현으로 돌아왔다. 자필편지를 통해 진지하게 배우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한 만큼, 기존 이미지를 벗고 ‘진짜 배우’로서 각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지현은 지난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로 쓴 편지를 올렸다. 그는 “배우의 길을 가게 되면서 고민이 많았다”며 “전혀 다를 수도 있는 길을 걷게 되면서 새로 배우는 것들과 제 안에 혼란스러움도 있었다. 이름을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겠지만, 어머니의 성인 ‘손’씨를 따라 ‘손지현’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쌓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혹시 서운하게 해드렸을 까봐 이름을 쓰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며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기에 제 마음도 무겁다는 점을 조금 헤아려주시고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어렵게 결정한 만큼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팬들의 양해를 구했다.
손지현은 지난 2009년 포미닛으로 데뷔했다. 당시 포미닛은 원더걸스 전 멤버인 현아가 소속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고, 데뷔곡 ‘핫 이슈’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Muzik’ ‘HUH’ ‘I My Me Mine’ ‘Heart To Heart’ ‘Volume Up’ ‘미쳐’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으나 ‘7년차 징크스’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6월 해체했다.
해체 이후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가수에 집중하는 현아, 전지윤과 달리 전지윤, 허가윤, 손지현은 연기 활동에 주력했다.
손지현은 포미닛으로 활동할 당시에도 연기에 도전한 경험이 있다. 2010년 SBS ‘괜찮아, 아빠딸’과 MBC ‘천 번의 입맞춤’(2011)에 조연으로 등장했다. 이후 영화 ‘레디액션 청춘’, 웹드라마 ‘러브포텐-순정의 시대’(2014) ‘연애세포’(2014) ‘그녀는 200살’(2015), MBC ‘마이 리틀 베이비’(2016) 등에 출연했다.
포미닛 해체 후 손지현은 배우 중심 소속사인 아티스트컴퍼니에 새 둥지를 틀었다. 사실 가수로서의 경력에 비해 연기 활약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던 상황. 아티스트컴퍼니 이사이자 배우 선배인 정우성은 “배우에 대한 꿈이 큰 사람”이라며 영입 배경을 밝혔다. 무엇보다 손지현의 열정을 높이 산 것. 이 같은 의지는 개명을 선택하고 자필로 밝힌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최근 KBS2 ‘최강 배달꾼’을 통해 포미닛 해체 후 첫 걸음을 뗀 손지현은 내년 방영 예정인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 출연이 확정돼있다. 주상욱, 윤시윤, 진세연, 류효영 등이 출연하는 이 작품에서 손지현은 짐승에 가까운 본능으로 간신히 생존한 여진족 소녀 역을 맡는다.
개명 후 첫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남길 수 있을지가 기대 포인트. 소속사 측이 “남자 못지않은 활과 창의 명수가 되어 기존 작품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달리 강인한 여성상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전한만큼, 남지현으로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손지현만의 배우로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