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조선 3사, 정부에 “여신 지원해달라”

삼성·현대重 차입금만 11조

수천억원대 신규 대출 필요

한도 증액·만기 연장 요청

조선 3사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수천억원대의 추가 여신지원과 차입금 만기연장을 요청했다. 당장 하반기부터 예상되는 글로벌 수주전 대응에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4일 조선업계와 산업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 사장단은 지난 2일 백운규 산업부 장관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조선 3사는 “조선업계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 말부터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건조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백 장관에게 상황을 알렸다.

현대중공업의 차입금 규모는 2016년 말 16조732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7조8,294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5조3,272억원에서 3조6,94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반적인 수주 감소에 금융권의 여신관리 강화가 겹쳤다.


문제는 신규 수주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업의 신규 수주량은 1,000만CG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약 16% 늘어난 수치다. 현대와 삼성은 각각 1조3,000억원과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 중이지만 금융권 여신이 풀리지 않으면 추가 수주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조선 3사는 △여신회수 중단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 조정 △추가 대출 등을 산업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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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RG는 올해 수주가 확대되면 은행들과 약정한 한도를 넘어설 수 있다. 삼성의 RG 한도는 11억달러이며 현대도 비슷한 수준이다. 조선 3사는 추가 선박 건조를 위한 제작금융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금의 약 60%가 건조를 마칠 때 들어오기 때문이다. 여기에만도 수천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3사가 올해 상환해야 할 회사채와 기업어음(CP)만도 9,930억원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수주 마케팅에 나서려면 금융권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과 여신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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