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강력한 힘을 지닌 예술 장르입니다.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의 젊은 연주자들이 음악의 힘으로 남북 관계 개선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는 11일 창단 공연을 앞둔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은 지휘자 정명훈(65·사진)은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북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을 갖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는 롯데문화재단이 젊고 실력 있는 연주자를 길러내기 위해 정명훈과 함께 만든 오케스트라다.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만 18~28세 연주자들로 구성됐으며 11일 오후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창단 연주회를 한다. 지난해 9월 ‘제66회 뮌헨 ARD 국제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손정범도 협연자로 참여한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빈 필하모닉,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에게 파트별로 지도를 받은 뒤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젊은 연주자 발굴’이라는 1차적 목표 외에도 남북 관계 개선을 향한 정 감독의 오랜 염원이 ‘원 코리아’라는 오케스트라 명칭에 반영됐다. 정명훈은 “오늘 리허설을 하면서 단원들에게 ‘음악보다 중요한 것이 딱 하나 있다면 그건 휴머니티, 즉 인간성’이라고 강조했다”면서 “남북으로 갈라선 조국의 현실에 마음이 아프지만 음악으로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13일 한중일 연주자들이 뭉친 아시아 필하모닉 공연의 지휘를 맡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다른 국적을 지닌 아티스트들이 음악으로 교감하고 특히 한국과 일본이 아픈 역사를 함께 극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가 창단 공연 레퍼토리로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택한 것 역시 화해와 통합이라는 메시지와 연관이 있다. 정명훈은 “베토벤은 인간의 자유를 위해 평생을 싸운 예술가”라며 “베토벤의 많은 곡 중에서도 교향곡 3번은 그의 메시지를 가장 힘차게 전달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정명훈이 지휘하는 창단 연주회에 앞서 정명훈과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교수진으로 참여하는 연주자들이 실내악 드림팀을 이뤄 연주하는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패컬티 콘서트’도 7일 오후5시 같은 공연장에서 열린다. 이 무대에서는 정명훈이 피아노 연주자로 나서 빈 필하모닉과 라스칼라 오케스트라의 현악 연주자들과 함께 ‘브람스의 피아노 오중주 Op.34’를 들려준다. 관람료는 두 공연 모두 2만~3만원이다. 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