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사진·63)가 2020년 미국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 수상 소감이 화제를 모으며 각계에서 출마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2년 뒤 펼쳐질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 오프라’ 대결 구도가 성사될 지 주목된다.
윈프리는 7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베버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세실 B.데밀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후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남성들의 힘에 대항해 진실을 말하려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고 믿으려고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그들의 시간은 끝났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할리우드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폭력 저항 운동인 ‘타임스 업’(Time‘s Up)에서 따온 “그들의 시간은 끝났다”는 윈프리의 선언은 세 차례나 반복해서 울려퍼졌다.
그는 이어 “삶이 던진 가장 추악한 것들을 견뎌낸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연기해왔다. 그들의 공통점은 가장 어두운 밤에도 더 밝은 아침을 향한 희망을 유지하는 능력이다”면서 “그래서 나는 이 시상식을 보고 있는 모든 소녀들이 이제 새로운 날이 지평선에 있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침묵과 굴종을 견뎌내야 했던 여성들의 아픔을 자극한 윈프리의 연설에 시상식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호응했다.
이날 수상 소감 직후 트위터에는 2020년 대선 후보로 윈프리를 밀자는 ’윈프리2020‘ 트윗이 번져 나갔고, 뉴욕의 한 가정용품 제조사에서 만든 ’2020 오프라‘ 머그잔은 순식간에 다 팔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여배우 메릴 스트리프는 워싱턴포스트(WP)에 “윈프리는 오늘 밤 로켓을 쏘아 올렸다. 난 그녀가 대선에 출마하길 원한다. 의향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녀에겐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중계한 NBC 방송도 트위터에 윈프리의 수상 장면 GIF(움직이는 이미지) 파일과 함께 “오로지 우리의 미래 대통령에게 존경을”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윈프리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즉각 대선 출마 의향이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윈프리가 대선 출마를 고려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언급도 나왔다. 윈프리와 장기간 사실혼 관계를 맺은 오랜 파트너인 스테드먼 그레이엄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그것(윈프리의 대선 출마)은 사람들에게 달렸다. 윈프리는 기필코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 방송은 윈프리와 가까운 2명의 친구들을 인용해 “윈프리가 대선 도전을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프라 윈프리 또는 누구라도 도전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ABC 방송에 나와 자신의 이상적인 러닝메이트로 방송인 윈프리를 꼽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