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돈 미원홀딩스(107590) 회장의 장남인 태준씨가 미원홀딩스 지분을 확대해 조만간 최대주주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율 확대는 경영권 승계 마무리 작업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속이나 증여를 통한 지분확대에서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절세의 방법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준씨는 지난해 말 홀딩스 주식 2만2,900주를 추가로 매수했다. 이번 매수로 33만4,019주를 보유하게 된 태준씨의 홀딩스 지분율은 14.32%로 높아졌다. 현재 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미원상사의 지분율은 14.36%이다. 0.04%만 태준씨가 추가로 매수하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미원홀딩스는 인적분할을 통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위를 취득했지만 계열사들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태준씨가 미원홀딩스 지분 확대를 통해 지배력을 높인 후 미원홀딩스의 계열사 지배력 강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준씨의 미원홀딩스 지배력 확대는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11월30일 김 회장은 미원홀딩스 지분 10만주를 태준씨에게 처분한 데 이어 12월28일 시간 외 대량매매로 12만5,584주를 다시 태준씨에게 처분했다. 김 회장의 미원홀딩스 지분율은 3.43%로 크게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증여가 아닌 주식 매매를 택한 이유에 대해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식을 통해 지분을 넘길 경우 증여세보다 부담이 적은 양도소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최근 들어 증여가 아닌 주식 매매를 통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며 “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같은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태준씨가 미원상사·미원화학 등 계열사 지분을 전량 매각한 만큼 미원홀딩스 지분 확대를 위해 추가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태준씨의 지분 확대가 알려진 후 주가가 상승하는 등 주식시장에서는 태준씨의 지분율 확대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경영권 승계 자체가 호재가 될 수는 없지만 강력한 매수세력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