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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부터 시작된 ‘1급기밀’...부조리 저격, 적폐청산 정조준

1월 24일 개봉하는 영화 <1급기밀>은 한국영화 최초로 ‘방산비리’를 소재로 하는 의미 있는 영화이자 고(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다. 무려 8년간이나 공을 들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지막으로 완성된 작품을 보지 못하고 떠난 것에 대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MB 정부에서부터 시작된 빅프로젝트로서의 제작과정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홍기선 감독은 <1급기밀>의 촬영을 마친 뒤 2016년 12월 15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유작으로 남겨진 <1급기밀>은 홍기선 감독이 8년간 준비해온 작품이다. 2009 년 <이태원 살인사건> 개봉 직후 <1급기밀>의 시나리오를 작업했고, 2010년 본격적으로 기획, 제작에 나섰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모두가 이명박 정부에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MB는 방산비리의 몸통’이라고 할 정도로 다수의 방산비리와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 방산비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영화를 준비했다는 것만으로도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후 난관은 이어졌다. 민감한 소재 때문에 모태펀드에서 투자를 거부당하고 지역영상위원회와 개인투자자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촬영에 돌입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 촬영을 마쳤고, 감독의 뜻을 이어 이은 감독이 후반 작업을 마친 후 ‘적폐청산’을 목표로 하는 문재인 정부인 2018년에 비로소 개봉할 수 있게 되었다.

홍기선 감독은 <1급기밀>을 수 년간 준비하며 현실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좀 더 많은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방식을 시도했다. ‘현실은 편안한 게 아니고 그래서 마냥 편안할 수 없지만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드는 것’이 감독의 평소의 지론이었다. 녹록하지 않은 현실, 그 속에서 ‘인간을 넉넉하게 그리는 것’이 바로 홍기선 감독이 지향하는 궁극의 목적이었다.


대의에 공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대의를 위하여 <1급기밀>은 수많은 이들의 용기 덕분에 완성되었다. 희망의 연대를 지나 절망과 회의의 시간을 거치면서도, 홍기선 감독이 여전히 믿고 있던 인간성에 대한 믿음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자 여전히 진행 중인 충격적인 실화를 통해 흥미진진한 전개와 통쾌한 한방을 전하는 이 영화가 드디어 이 시대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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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실화극이다.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외자부 군무원의 전투기 부품 납품 비리 폭로와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2009년 MBC [PD수첩]에서 방영된 해군장교의 방산비리 폭로 등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국영화 최초로 방산비리를 전면적으로 다룬 영화이다. 지난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10점 만점에 9.5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고, 서울에서의 모니터 시사회에서도 역시 찬사를 받으며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영화로 급부상하고 있다.

관객들은 “내가 모르는 사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러한 비리를 폭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막연했던 사건이 가까이 와 닿는 느낌이었다”, “과연 내가 이 영화를 안 보았으면 이런 걸 알았을까.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며 열광했다. 또한 “지루하지 않고 짜임새 있게 잘 만들었다. BEST!”,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영화”, “정의를 위해 용감히 싸우는 박대익 중령! 멋지다”, “가슴이 톡 튀어서 뻥 뚫렸다” 등 영화적 재미에도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통쾌한 한방이 있는 영화’로 불리며 사회적인 관심을 이끌고 있어 현재 흥행 중인 영화 <1987>을 잇는 2018년 첫 번째 문제적 필견작이 탄생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우 김상경과 김옥빈, 최귀화, 최무성, 김병철 등 연기력에 있어 신뢰도 1급의 배우들과 유선, 정일우, 신승환, 김중기의 특별 출연진이 열연을 펼쳤다. 2018년 1월 24일 개봉.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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