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실패학개론' 공부하는 한화케미칼

PVC 사업부 임직원 50여명

품질 불량등 실패사례 공유

17면 한화


“이런 방식으로 해당 업체는 고의부도를 냈고 우리 회사는 부실채권을 갖게 됐습니다. 영업사원인 저로서는 뼈아픈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겪고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여러 가지 대비책을 세울 수 있었고 이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한화케미칼(009830) A 과장)

지난해 말 한화케미칼 폴리염화비닐(PVC) 사업부 임직원 50여명이 회사 소강당에 필기구를 지참한 채 하나둘 모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화케미칼 임직원들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수많은 성공·실패 사례 중 중요한 내용을 다른 부서 임직원과 나누고 사례별 대응 방법과 성과 등을 공유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자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발표토론회는 이전과는 달리 특별했다. 발표된 사례도 많았고 특히 실패한 사례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실패를 또다시 떠올리는 것이 당사자로서는 힘든 일이겠지만 성공만큼 실패에서도 배우는 것이 많다는 이유에서 용기를 냈다. 실제 이날 협력업체의 고의부도 사례를 발표한 A과장은 “채권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며 “이 사례를 통해 부실 징후와 부실 발생 시 사후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재정립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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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C 사업부의 B 대리는 품질 불량 문제 대응이 부족했던 사례를 거론하면서 공장과 연구소 간의 생산 공정 또는 품질 기준 변경사항에 대해 실시간 공유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B 대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품질 관련 문제가 발생하기 전 정기적으로 공장과 사업장의 실시간 소통 채널을 구축해 내용을 공유하고 양방향으로 품질 관리를 하는 프로세스를 수립하기로 한 해결책을 제시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내용이 있었지만 외부에 밝힐 수 없는 사례가 꽤 있다”며 “성공·실패사례 발표회는 성공의 결과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실패한 사례를 공유해 새로운 배움의 기회로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칼 PVC사업부는 성공과 실패 사례 발표를 정기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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