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꼬여가는 대우건설·금타...産銀 리더십 시험대에

대우건설 본입찰 앞두고

매각 기준가도 못 정해

금타 노조 "빚 탕감부터"

임금삭감 협상 지지부진



연초부터 대우건설(047040) 매각과 금호타이어(073240) 정상화가 꼬이고 있다. 대우건설 본입찰이 오는 19일로 임박했지만 매각 기준가도 정하지 못하고 있고 금호타이어는 노조가 자구안 이행을 거부하고 총파업으로 맞서면서 난제로 꼽혔던 두 사안이 모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19일 본입찰에 앞서 매각자문단 회의를 열고 매각가격 기준선을 결정하려던 일정이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헐값 매각 논란 때문에 쉽사리 매각가격 기준선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건설 주가는 산은이 매각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던 당시만 해도 7,000~8,000원을 오르내리고 있어 8,000원선만 유지돼도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붙여 2조원 정도에 매각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지난 12일 종가는 5,870원으로 최근 몇 달간 5,000원대를 기록하면서 산은이 투입한 주당 가격(1만5,000원)의 40% 수준에 머물러 있어 매각이 성사돼도 산은은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인수에 뛰어든 후보들도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산은의 기대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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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대우건설은 헐값 매각 논란 때문에 산은이 매각 자체를 보류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나온다. 산은 관계자는 “단 한 번도 대우건설 매각 프로세스에서 보류한 적은 없다”며 당초 정해진 일정을 밟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동걸 산은 회장의 최종 판단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매각 공고를 낸 후 순차적 절차를 거쳐 내년(2018년) 초쯤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며 매각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석에서 “대우건설 주가가 5,000원대에 머물고 있어 매각 시 손해가 커 고민 중”이라며 심중의 고민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본입찰을 진행한 후 낮은 가격을 이유로 매각을 잠정 보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각 환경이 악조건에 놓인 상황에서 이 회장이 직접 나서 “대우건설 정상화를 위해 싸게 팔더라도 지금이 기회”라고 정부와 채권단·노조 등을 설득해야 하지만 학자 출신인 이 회장이 이 같은 리더십을 보일지는 회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타이어 처리 문제도 임금삭감 등 자구노력을 거부하는 노조 반발에 부딪혀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이 회장은 취임과 함께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서는 노조가 임금삭감 등에 나설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며 의욕을 앞세웠지만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동결·삭감 등 자구안에 대해 만성 적자인 중국 공장 문제 처리와 총 3조9,000억원의 부채 해결이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특히 산은은 최근 금호타이어 노조에 자구노력 이행 요청서를 발송해 “합당한 수준의 자구노력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어떤 경영정상화 방안도 불가능하다”며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노조는 24일 총파업 상경투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 산은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산은이 리더십을 발휘할 공간이 점점 축소돼 자칫 실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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