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시, 미세먼지에 무료 대중교통 대책…시민들 '시큰둥'

중국발 미세먼지에 저감 효과 의문

오전 내내 미세먼지 '보통'…전문가 "예보 정확도 떨어지는 상황에 성급한 제도"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된 15일 오전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 출근 시간 모습이다./서울경제DB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된 15일 오전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 출근 시간 모습이다./서울경제DB


서울시 미세먼지 저감 대책 중 하나인 대중교통 무료 조치에 대해 시행 첫날인 15일 시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대중교통 이용객의 수도 보통 때와 비슷해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가 이틀 연속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되자 서울시는 전날 오후 5시 10분께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15일 출근시간(첫차 출발 ~ 오전 9시)과 퇴근시간(오후 6시~9시) 서울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면제됐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돼 서울 내 대중교통이 무료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첫 무료 승차를 해본 많은 시민이 하루 50억∼60억원(예상치)을 들여 시행하는 이 정책의 효과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서울시가 세금으로 시민들이 이용한 버스·지하철 요금을 대납해주는 구조다.


서초구 내곡동에 사는 박민정(30) 씨는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대중교통 요금을 서울시가 내주는 것에 대해 고맙다기보다는 왜 내주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인에게는 적은 돈이지만 합치면 엄청나게 많은 세금 아니냐”고 말했다. 박 씨는 “이 돈을 차라리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거나 환경개선 사업에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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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미세먼지는 중국발이기 때문에 엉뚱한 해결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지산(42) 씨는 “차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한번 공짜로 이용하게 해준다고 해서 지하철·버스를 타지 않을 것”이라며 “무료 정책으로 지하철·버스 이용객이 늘어난다고 해도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만 ‘콩나물 버스’로 인한 피해를 보고, 도로는 뻥뻥 뚫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자가용 운전자가 이득을 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계속해서 ‘보통’ 수준에 머무른 점도 시민들의 공감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자정부터 오후 4시까지 50㎍/㎥를 넘어 ‘나쁨’ 수준을 나타내고,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로 ‘나쁨’ 수준으로 예상되는 경우 내려진다. 조치가 내려진 14일에는 발령기준인 50㎍/㎥를 초과했지만 15일 새벽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50㎍/㎥를 밑돌았다.

김동술 경희대 교수는 “환경정책은 환경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대중교통 무료 정책 도입을 너무 서두른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장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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