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살인공기, 당신의 뇌를 위협하다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

농도 10㎍/㎥ 증가때 마다

뇌졸중 위험 5%씩 높아져

반복 노출땐 안구표면 손상

외출 땐 KF인증 마스크 쓰고

귀가 후엔 꼭 깨끗이 씻어야

1715A32 이미지 수정1




한파가 주춤한 사이 중국발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국내로 본격 유입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잇따르고 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2시간 이상 권역별 평균농도가 90㎍/㎥ 이상일 때, 민감군 주의보는 75㎍/㎥ 이상일 때 발령된다.


어느 쪽이든 호흡기·심혈관질환이 있는 노약자·어린이·임산부 등은 외출·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미세먼지는 지름 10㎛(1㎛=1,000분의1㎜) 이하로 머리카락 지름(약 70㎛)의 7분의1 정도에 불과해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몸에 축적된다. 더구나 미세먼지에는 카드뮴·납·비소 같은 각종 중금속 등이 포함돼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천식환자 사망위험이 13%, 폐암 발생위험이 22%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도 있다.

1715A32 대기 중 미세먼지·이산화황 농도와


따라서 장시간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천식·알레르기비염이나 기관지염·폐렴·만성폐쇄성폐질환 같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거나 증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1시간 이상의 외부활동이 계획됐다면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31~80㎍/㎥)이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의 미세먼지 축적량은 평균 대기 농도뿐 아니라 노출시간, 외부활동 강도 등 다양한 외부조건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미세먼지를 농도에 따라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 나쁨(151㎍/㎥ 이상)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일본 등에서는 35㎍/㎥를 넘으면 나쁘다고 본다.


대기 중에 미세먼지·이산화황 농도가 높아지면 ‘심장 탓 뇌졸중’ 위험도 커진다. 방오영 삼성서울병원·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에 따르면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질환으로 생긴 혈전(피떡)이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심장 탓 뇌졸중 위험은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5%씩, 이산화황의 농도가 10ppb 상승하면 57%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장 탓 뇌졸중이 전체 뇌졸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세먼지와 이산화황 농도가 높은 겨울(24.3%)과 봄(23.7%)에 상대적으로 높았다. 방 교수는 “대기오염물질이 심박 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전반에 걸쳐 유해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뇌졸중 위험인자가 있는 분들은 대기오염 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대기 질 향상을 위한 국가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안구 표면 손상이 심해지고 몸 전체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유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려대 송종석(구로병원)·엄영섭(안산병원) 안과 교수팀의 동물실험 결과 미세먼지 연구에 사용되는 이산화타이타늄을 하루 2회 2시간씩 5일간 노출시킨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안구 표면의 손상 정도가 3배 높았다. 또 눈에 미세먼지가 노출되면 혈액 속 면역글로불린E의 농도가 정상보다 10배 이상 증가해 전신적인 알레르기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교수는 “카드뮴·납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많이 함유한 미세먼지에 반복해서 노출되면 안구 손상이 심해지므로 노출을 줄이는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1715A32 올바른 보건 마스크 착용법


실내라고 안전지대는 아니다. 공기 질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교실, 버스·지하철, 실내 놀이시설은 물론 집안 내 오염이 실외보다 더 심할 수도 있다. 생선·고기 등을 굽는 등 요리를 할 때는 미세먼지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배기시설이나 공기청정기 등을 이용해야 한다. 이승묵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창문을 다 닫았더라도 지름이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는 틈새를 통해 안으로 들어온다”면서 “이런 경우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출 시 미세먼지에 덜 노출되려면 제품 포장에 ‘의약외품’ ‘황사용 마스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미세입자 차단 필터 성능을 인증받은 KF(Korea Filter) 마크 제품을 착용하는 게 좋다. KF 뒤의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능력은 좋지만 숨쉬기가 어렵거나 불편할 수 있으므로 미세먼지 발생 수준, 호흡량 등을 고려해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KF94와 KF99는 0.4㎛ 크기의 미세입자를 94%·99% 이상 걸러낼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는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돼 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 사용한 제품은 먼지나 세균에 오염됐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마스크 겉면을 만지지 말고 재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수건·휴지 등을 덧대고 착용하면 밀착력과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떨어지므로 피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얼굴·손발 등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로 입안의 미세먼지를 없애준다.

임웅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