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첫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착하게 살자’에서는 김보성, 박건형, 유병재, 김진우(위너), 권현빈(JBJ)이 저마다의 이유로 실제 교도소에 수감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착하게 살자’의 기획 의도를 설명하는데 공을 들였다. ‘왜 착하게 살아야 하나’ ‘죄를 지으면 어떻게 되나’를 보여주려 한다며 “법무부와 경찰의 협조 아래 프로젝트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범법 행위 이후의 고정을 담는데 주력했다. 사건이 일어난 후, 경찰조사, 구속, 구치소, 재판, 교도소, 석방 등 일련의 과정을 실제 장소에서 촬영해 담아냈으며 전현직 관련 종사자들이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먼저 유병재는 한복을 입은 채 여주 경찰서에 하루 동안 갇혀있었다. 포승줄에 몸이 묶인 채로 수갑을 차고 구치소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호송차량에 탑승에 다른 출연자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여주 교도소로 향한 출연자들은 미결수인 상태. 구속된 후 재판으로 형량이 확정되고 이후 형 집행이 이뤄진다. 유죄를 받고 나서 본격적으로 교도소 수감이 시작되는 것.
신입수용자의 신분이 된 이들은 가장 먼저 입출소실에 입성, 신원대조부터 전 과정을 실제 재소자와 동일하게 임했다. 특히 의체검사실에서는 속옷까지 탈의, 항문검사를 받았는데 박건형은 이에 대해 “온 몸이 인수분해되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이후 신체검사, 건강검진, 영치품 접수, 수용기록카드 접수 등이 이어졌다. 머리카락, 귓속, 입안까지 철저히 검사하고 호구조사부터 기호식품까지 파악하는 등 철저한 조사에 유병재는 “마치 입국하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의 죄몽이 가장 먼저 공개됐다. 뺑소니 도주를 도왔다는 것. 제작진은 교도소 촬영 3개월 전 실제 사법 절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전문 법조인과 가상의 사건을 계획했다. 조심하지 않으면 누구나 엮일 수 있는 상황으로 출연자들을 궁지에 몰았다.
박건형은 동료 배우 임형준의 뺑소니 도주를 도움으로써 ‘범인도피죄’에 해당됐다. 임형준에게 신고를 먼저 권하던 박건형은 결국 자신의 차와 선글라스 등을 빌려줬고, 이것이 바로 유죄의 이유였던 것. 앞서 그는 제작진과의 사전 미팅에서 이처럼 불시에 상황이 만들어질 거라는 주의를 듣고 “절대로 사건에 연루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음에도 결국 연루되고 말았다.
박건형을 포함한 신입수용자들의 교육이 시작됐다. 교도소 내의 규칙은 엄격했다. 보행 시 이야기 및 인사도 금지였으며 자해행위는 징벌 대상. 하루일과는 오전 6시 40부부터 저녁 9시까지이며 거실 당번제를 통해 청소와 설거지를 분담하게 했다.
김보성, 박건형, 유병재, 김진우(위너), 권현빈(JBJ)은 수용동으로 이동했다. 유병재는 “되게 삭막하더라”, 권현빈은 “불안했다”고 수용소에 대한 첫 인상을 전했다. 세상과 격리된 구역 곳곳에는 일반 수용자들의 모습이 보여 긴장감을 더했다.
네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출연진들은 투명 화장실, 작은 창문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수용번호는 직접 바느질해서 옷에 부착했으며 실내 같지 않은 추위에 떨었다.
그러면서 유병재와 김진우의 죄목도 공개됐다. 가짜 프로그램에 출연, 산 속에서 쥐불놀이를 하다 불을 냈다는 설정이었다. 앞서 갑자기 내리는 비로 촬영이 취소되고 일주일 후 재개한 만큼, 유병재는 “설마 몰카는 아니겠지”라며 의심을 접었다고.
박건형 때와 마찬가지로 제작진이 불시에 시험에 대해 미리 고지했음에도 함정을 피할 수 없었던 것. 유병재는 “순간의 조각이 맞춰져 판단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진짜 무슨 정신이 박혔기에 이걸 진짜로 찍지”라며 다소 황당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재판을 앞두고 변호인 접권이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과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미결수의 운명이 달린 재판에서 유병재와 김진우는 각각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김진우는 ‘내 탓이오’라며 낮은 자세로 무죄 주장, 유병자는 ‘네 탓이오’라며 무죄 주장하는 것을 택했다.
‘착하게 살자’는 단순 교도소 체험이 아닌 구속부터 재판, 수감까지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국내 최초 사법 리얼리티 프로그램. 예능 최초로 다룬 교도소의 실상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착하게 살자’는 자신들이 풀어내는 이이야기가 “예능을 넘어선 하나의 실험”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방송 전과 후,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도소라는 엄격하고 권위 있어야 할 공간이 혹여나 예능으로 인해 희화화되거나 가볍게 여겨지지는 않을까와 가상의 상황에서 죄에 연루된 연예인들의 교도소 생활이 진정성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것.
물론 교도소라는 장소 자체가 주는 중압감이 출연자들을 긴장케 만들었고,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교도소 내부의 상황과 사법 처리 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돼 나름의 흥미를 더했지만 상황 자체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은 아직 부족했다.
가상 범죄 상황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출연자들이 재판을 하고 구속당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교도소 내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몰입하는 것에 시청자들 또한 공감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